[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캄보디아에서 중국계 범죄단체가 운영하는 단지에서 한국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되자 외교부는 현지 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15일 KBS에 따르면, 캄보디아 캄포트주 보코산의 한 범죄단지에서 지난 6일 한국인 박 아무개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는 온몸에 핏자국이 남는 등 폭행과 고문을 당한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 공관이 사망 사건을 인지한 직후부터 캄보디아 경찰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는 등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개인정보로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사건 현장에 있는 대형 쓰레기통에서 이불과 검은색 봉지에 싸인 시신 2구를 발견했으며, 이 가운데 1구가 박 씨로 확인됐다.
박 씨가 발견된 곳은 '웬치'라 불리는 대규모 사기 콜센터로, 최대 수백 명의 조직원들이 합숙하며 각종 온라인 피싱 범죄를 체계적으로 저지르는 장소다. 박 씨는 이곳에 감금된 뒤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인권기구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캄보디아에는 범죄단지가 수십 개 이상 존재한다. 중국계 조직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조직원이 탈출을 시도하거나 실적을 채우지 못하면 폭행 등 가혹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된 한국인 수는 2023년 21명에서 지난해 221명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12명으로 집계돼, 연간 피해 규모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