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저 멀리…당심에 치우친 국힘 당권 경쟁


'혁신 전대' 사라졌단 지적
'반탄' 김문수·장동혁 목소리 커져
중도층 외면으로 '흥행 참패' 우려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혁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 비전대회가 열린 지난 3일 후보들이 발표에 앞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주진우·김문수·안철수·조경태·장동혁 후보.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에서 '혁신'이 실종됐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간 당대표 본경선에 진출할 4인을 선출하기 위한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예비경선에선 책임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씩 반영된다. 본경선 진출자는 오는 7일 발표될 예정이다.

당대표 후보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철수·장동혁·조경태·주진우 의원이다. 애초 국민의힘은 장 의원, 주 의원과 같은 초·재선 의원의 당권 도전으로 새로운 인물을 통한 전당대회 흥행을 기대했다. 본경선까지는 아니지만 예비경선에서만이라도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 중도층의 관심을 노렸다.

당권주자마다 혁신 방향을 제시하면서 당의 비전을 논의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찬탄(탄핵 찬성)파와 반탄(탄핵 반대)파간 대결 구도로 치우치면서 중도층에 외면당한 채 '그들만의 리그'가 돼 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한길 리스크'가 이같은 추세에 한몫 했다. 당권주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도한 한국사 강사 전 씨로 대표되는 극우 세력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불필요한 공방전을 벌이면서 단순히 소모전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강성 성향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선도 영향을 미쳤다. 정 대표가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규정하며 정당해산까지 연일 주장하면서 되려 보수 강성 지지자들이 더욱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다.

애초 반탄파인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이 당심을 업고 당권레이스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했는데 점점 더 확실해지는 분위기다. 사진은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자 비전대회가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려 후보들이 참석해 있는 모습. 왼쪽부터 장동혁·조경태·안철수·김문수·주진우 후보. /배정한 기자

애초 반탄파인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이 당심을 업고 당권레이스에서 앞선다는 분석이 우세했는데 점점 더 확실해지는 분위기다. 김 전 장관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두 사람 모두 당심 공략에 힘쓰고 있다. 김 전 장관은 국민의힘에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는 정 대표를 겨냥해 "극좌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했다. 당을 직접 겨누고 있는 3대(내란·김건희·해병대원) 특검에도 각을 세웠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범죄자 이재명의 인권탄압 3대 특검은 더 이상 국민 혈세 낭비하지 말고 하루빨리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장 후보도 정 대표를 두고 "내란 교사범이자 내란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급기야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당대표가 된다면 정청래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까 우려된다"며 사실상 찬탄파인 안 의원과 조 의원을 직격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혁신 전당대회'라는 애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전히 탄핵 국면에 머무른 채 쇄신에 대한 논의는 하나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자체에 무관심한 의원들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몇몇 의원은 <더팩트>에 "이번 전당대회는 그저 지켜보기로 했다"라는 취지의 뜻을 전했다.

한편 불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국민의힘에 쇄신과 개혁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안하면 죽는 것'"이라며 "침몰이 예정된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극복하고 쇄신과 개혁, 이재명 정권 견제를 담당하고 유능하게 감당할 수 있는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뽑아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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