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제소에 사퇴 요구까지…'정치인' 강선우 앞날은


현역 불패 깬 낙마 의원 '꼬리표'
정치적 입지 적신호…野 파상공세에 부담 가중
"보좌진 관계 재정립 힘써야" 당내 목소리도

현역 불패 기록을 깬 첫 낙마 의원이라는 오명을 안은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정치적 입지에 적신호가 커졌다. 강 전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현역 불패' 기록을 깬 첫 낙마 의원이라는 오명을 안은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정치적 입지에 적신호가 커졌다. 자진사퇴 이후에도 부정적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야당의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와 의원직 사퇴 요구까지 겹치며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의정활동 복귀 후에도 신뢰 회복을 위해 보좌진과의 관계 재정립에 힘써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의안과를 찾아 강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유 원내수석은 "보좌진을 머슴 부리듯 하는 모습을 보여 전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며 "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윤리위 제소 배경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낙마 기세를 몰아 강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압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강 의원은 보좌진에게 명백한 위법 행위를 저지르고 거짓 해명에 급급하다가 끝내 피해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도망치듯 사퇴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해명 자체도 거짓이었기 때문에 국민적 신뢰까지 잃어버렸다"고 꼬집었다.

강 의원의 결자해지에도 야당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현역 불패 기록을 깬 첫 낙마 의원이라는 꼬리표에 더해 의정활동 복귀 이후에도 정치적 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선우 당시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남윤호 기자

갑질 의혹이 처음 불거질 때 적극 입장 표명에 나서지 않고 인사청문회에서 내놓은 해명마저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 나오면서 대응 실기를 지적하는 비판도 나온다. 제때 대응을 놓치면서 갑질 의혹 추가 폭로 예고가 뒤따랐고, 겸임교수 시절 무단결강 등 새로운 의혹까지 불거지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처음 공론화가 됐을 때 즉각 해명하거나 사과에 나섰다면 당의 감싸기에 따른 역풍도 덜했을 것"이라며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면 다른 장관도 아니고 직장과 가정의 양립과 조화를 논해야 할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나서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퇴 이후에도 부정적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강 의원의 정치적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지에 크게 타격을 입은 만큼 다음 총선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평론가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재기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며 "불신에 대한 낙인이 찍힌 상황에서 민심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뉴스쇼'에서 "강 의원과 통화했는데 '성찰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하더라"며 "교회 가서 기도도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과 지역구 강서구민들에게 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열심히 하는 성실한 국회의원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강 의원이 신뢰 회복을 위해 보좌진과의 관계 재정립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본인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보좌진협의회 등 단체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나"라며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일 없었던 듯 의정활동을 이전과 비슷하게 이어가겠다고 한다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의정활동 기간 동안 보좌진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해 스스로 잘 풀어나가야 할 방법을 고민하며 돌파에 나서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는 구체적인 사건 진상을 단정짓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강 의원 본인이 동료인 보좌진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대화를 많이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평론가도 "성찰하는 모습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게 현재로선 더 많은 점수를 잃지 않는 길"이라며 "갑질 문제에 대해서도 오히려 더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보좌진 인권 존중 문화 조성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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