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고물가가 이어지며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초저가 상품'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유통업계는 생활물가 부담이 커지자 치킨, 삼겹살, 즉석밥 등 인기 품목을 중심으로 파격 할인을 내세우고 있다.
4일 통계청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올해 1월 2.2%, 2월 2.0%, 3월 2.1%, 4월 2.1%로 4개월 연속 2%대다.
지난 5월 1.9%로 떨어졌지만 한 달 만에 다시 2%대로 뛰어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서민들이 자주 찾는 먹거리 가격이 크게 올랐다. 식품 물가지수는 125.18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으며 가공식품은 124.5로 전년 동월 대비 4.6% 올랐다.
이에 대형마트는 3000원대 치킨을 내세우고 '반값'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6일까지 '고래잇 페스타 쿨썸머' 행사를 통해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3480원에 판매 중이다. 해당 제품은 국내산 닭을 사용한 튀김 치킨으로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치킨 중 최저가다.
같은 기간 수입 삼겹살은 100g당 890원, 국내산은 1190원에 제공된다. 수박도 반값이다 오는 5일 하루 '파머스픽 당도선별수박'은 2만1900원에서 1만950원으로 할인되며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도 '당당치킨' 출시 3주년을 맞아 '옛날 통닭'을 3990원에 선보였다. 캐나다산 삼겹살은 100g당 890원, 국내산은 1245원에 판매되며 과일·해산물 등 여름 인기 품목도 최대 50% 할인한다.
롯데마트는 오는 9일까지 '통큰 세일' 2주차 행사를 진행한다. 앞서 롯데마트는 1주차 행사에서 '통큰 치킨'을 15년 전 가격과 똑같은 5000원에 판매한 바 있다. 당시 '오픈런'까지 이어지며 롯데마트 전체 매출은 '통큰 세일' 기간 동안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
이 인기에 힘입어 롯데마트는 2주차 행사에서도 '국산 손질 민물장어', '통큰 초밥', 제철 과일 복숭아, '끝장 돼지', '통큰 완도 활 전복' 등을 최대 60% 할인하는 등 인기 먹거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편의점도 최저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GS25는 최근 1000원 초저가 PB상품 '혜자 백미밥'을 출시했다. 210g 기준 가격은 1000원으로 대형 브랜드 즉석밥 대비 최대 52% 저렴하다.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수분 배합 등 조리 공정을 최적화해 품질을 높였다는 게 GS리테일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지난해 선보인 '리얼소고기라면(550원)', '리얼500바(500원)', '리얼980우유(980원)' 등 누적 판매량은 700만개에 달한다. 신민기 GS리테일 가공식품팀 MD는 "고물가 시대 가장 수요가 높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업계 최저가 콘셉트의 PB 상품을 집중 전개하고자 한다"며 "가격, 품질, 브랜드 경쟁력을 모두 갖춘 혜자백미밥이 메기 효과를 창출하며 즉석밥 시장을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GF가 운영하는 CU는 지난해 1000원에 팔던 삼각김밥을 10원 더 낮춘 990원에 선보였다. 지난 3월엔 880원 핫바, 5월엔 얼음컵이 포함된 아메리카노를 990원에 출시하며 '1000원 이하 제품'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최저가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장기화된 고물가 때문이다. 특히 1인 가구와 자취생 중심으로 '혼밥'과 '집밥' 소비가 늘자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솟는 물가 속에서 서민들을 위한 최저가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10원이라도 더 낮춰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경쟁이 소비심리 회복과 물가 안정 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