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위 1호 법안 "국가 총지출 5% 이상 R&D 투자"…​​​​​​​실효성 우려도


"尹 정부 비상식적 예산 삭감 여파"
내년도 R&D 예산안 30조 원 넘을 듯
복지·국방 등 타분야와 재정 우선순위 충돌 가능성도

국정기획위원회가 1호 법안으로 정부가 국가 총지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도록 하는 과학기술기본법 일부개정안을 2일 발의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창성동=김시형 기자] 국정기획위원회가 '1호 법안'으로 정부가 국가 총지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도록 하는 과학기술기본법 일부개정안을 2일 발의했다. 지난 정부에서 준비한 내년도 예산안이 이재명 대통령의 'R&D 투자 확대' 공약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정위 경제2분과 인공지능(AI)·과학기술·우주항공방위산업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안정적인 R&D 예산 확대와 심의 과정의 전문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정위가 출범 이후 처음 발의한 1호 법안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준비했던 내년도 예산안이 이재명 대통령의 'R&D 투자 확대' 공약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정위는 지난 정부에서 준비한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성이 충실히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해 왔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R&D 예산을 국가 지출 예산 대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국정위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위원회에 내년도 예산 확정을 보류해달라며 제동을 걸었다. R&D 예산 배분을 해양수산부 이전 문제와 함께 신속추진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춘석 경제2분과장은 지난달 25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비상식적인 불법 예산 삭감 여파가 지금까지도 과학기술 연구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다"며 "안정적인 R&D 예산 확보를 위해 새롭게 예산을 편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은 정부가 국가 총지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명시한 조항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한주 위원장(가운데)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개정안은 정부가 국가 총지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명시한 조항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황 의원은 "무너진 과학기술 연구생태계를 조속히 회복하고 국가 R&D 예산의 지속성과 국민 신뢰를 담보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도 R&D 예산안에 대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 의결 기한을 기존 6월 30일에서 8월 20일까지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황 의원은 "현재 약 한 달 정도에 불과한 예산 심의기간을 세 달로 연장해 보다 전문적이고 투명한 R&D 예산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심의 범위도 주요 R&D에서 전체 R&D 예산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황 의원은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연구시설비나 연구관리전문기관의 사업 기획 및 관리비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심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도 주요 R&D 잠정 예산안은 약 26조1000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약 5.1% 증가된 수준이다. R&D 예산 확대를 천명한 이 대통령의 공약을 고려하면 내년도 전체 R&D 예산은 30조 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국가 총지출의 5% 이상을 R&D 투자에 할애할 수 있을지 실효성 우려도 제기된다. 국가 예산은 총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복지·국방·교육 등 타 분야와의 재정 우선순위 충돌 가능성도 나온다. 향후 국회 심의·조정 과정에서 후퇴될 여지도 있다.

이에 국정위 관계자는 <더팩트>에 "법안 자체에 '5%'라는 숫자가 반영돼 있는 만큼 굉장히 전향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력할 의무가 법안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책임있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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