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코스피 3000시대가 개막했다. 향후 어떤 종목 매수에 나설지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정책 모멘텀 유입이 기대되는 AI, 반도체, 바이오 업종 등에 주목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5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66%(19.93포인트) 하락한 3001.91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8%(44.10포인트) 오른 3021.4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대선 하루 전날 상승 마감한 이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난 4일부터 '허니문 랠리'를 펼치며 중동 전쟁 우려가 커진 하루를 제외하고 1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결과다.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난 4일부터 3000선에서 장을 마감한 지난 20일까지 외국인은 5조2670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2조3435억원을 팔았다. 개인은 2조943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순매수한 종목 중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 1조3448억원어치를 담았다. 삼성전자, 현대차, HD현대일렉트릭, 기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기관은 카카오, 한화오션, NAVER, 삼성물산, LIG넥스원 등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개인은 두산에너빌리티, 대한항공, 한화솔루션, HMM, 현대로템 등을 가장 많이 담았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연고점을 연일 높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최대 3400포인트, KB증권은 3240포인트, LS증권은 3200포인트, 대신증권이 3150포인트, NH투자증권이 3100포인트 등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3000시대 개막에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65조원을 돌파하며 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간 3년 넘게 40조~50조원대에서 횡보해왔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일 3년 만에 60조원대로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19일 발표된 2차 추가경정예산에 따라 내수주와 유동성주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은 오는 2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으로, 이르면 7월 초 본회의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내수·결제 관련주 및 증권·건설 등과 같은 유동성주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카지노, 화장품, 바이오 업종 등 정책 모멘텀을 갖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 기대감에 중국 관련주인 카지노, 화장품 업종 주가도 상승세를 시현하는 등 다양한 정책 모멘텀을 갖는 업종·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중소 및 벤처기업 지원책도 신정부 정책 중 일환이나 아직 코스닥으로의 온기가 확산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코스닥 바이오 업종은 아직 R&D 투자, 바이오 특화펀드 등의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지 않은 업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심 업종으로 AI(반도체·AI 소프트웨어), 유통, 화장품, 제약·바이오, 지주, 증권, 스몰캡 등을 꼽았다.
아울러 그간 허니문 랠리를 타고 상승했던 업종보다 역시 정책 모멘텀이 기대되는 반도체, 인터넷 등의 업종에 주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금융, 지주사, 원자력, 건설, 조선, 방산 등의 업종에 대한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며 "소외주 중에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신정부의 정책 전환 과정에서 모멘텀이 유입될 수 있는 반도체, 인터넷, 제약·바이오, 2차전지 등의 업종에서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에너지주, 방산주 등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폭격은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을 높인다"며 "유가로 인한 소비 위축이 실물 경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여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은 에너지주와 방산주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기술주 소비재 등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