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종착역 향하는 국민의힘 경선…탈락 후보들 '이합집산'
-보름 넘게 이어진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종착역에 다가가고 있어. 8명으로 출발해 1차로 4명이 컷오프됐고, 이번 주엔 안철수·홍준표 후보가 탈락하면서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결승 토론까지 치렀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종 결승이 남기는 했지만 어쨌든 보수 대표 정당의 선택을 받은 마지막 한 명이 곧 가려지게 됐어.
-생존자가 점차 줄어들면서 경선 단계별로 탈락한 후보들은 이합집산에 나섰어. 각자 정치적 성향과 뜻이 맞는 후보에 대해 지지 선언을 하면서 당 표심을 집결하는 데 힘을 쏟고 있어. 우선 홍준표 후보는 3차경선 진출에 실패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따로 지지 후보를 밝히지는 않았어. 대신 홍 후보 측 인사들이 대거 김 후보 캠프로 향했어. 사실상 김 후보에게 바통을 넘긴 모양새야. 홍 후보 캠프의 유상범·김대식·백종헌·김위상 의원과 김선동·강효상 전 의원 등은 탈락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어. 유 의원은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의 상황을 언급하며 "김 후보가 빅텐트를 주창했고, 그게 보수 후보의 유일한 승리 방정식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어.
-앞서 1차경선에서 탈락한 나경원 의원도 같은 날 한기호·이종배·송언석·이만희·강승규 등 현역 의원 12명, 원외당협위원장 24명과 함께 김 후보 지지 선언을 했어. 나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한 대통합의 빅텐트를 적극 실현해 자유와 법치를 지키기 위한 모든 세력을 하나로 녹여낼 수 있는 용광로와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김 후보에게 힘을 실었어.
-안철수 의원은 컷오프 이후 "(2강 중) 누가 되든 이재명으로 정권교체되는 것을 막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는 메시지만 남긴 채 특별히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어. 다만 안 후보와 함께 반탄(탄핵 반대)파로 분류되는 한동훈 후보가 안 후보의 표심을 끌어안기 위해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어. 한 후보는 안 후보 외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남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져.
◆라방에 브이로그까지…국힘 주자들의 MZ공략법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의 '2030세대' 겨냥 콘텐츠가 화제라고?
-선거 때마다 판세를 가를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는 2030 표심을 잡기 위한 각 캠프의 홍보 전략이 눈에 띄어. 그 중 청년 세대의 SNS 알고리즘을 제대로 공약한 후보가 있어. 바로 한동훈 후보야. 주변 사람들이 말하길, 요즘 인스타그램에 한 후보 관련 숏츠 영상이 많이 뜬다고 하더라고.
-특히 한 후보의 라이브 방송(라방)이 주목받는데, 현장 이동 시간을 활용해 차 안에서 과자를 먹으며 지지자들의 질문에 답하거나 소소한 일상·취향 이야기를 나누며 친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 최근 반려 고양이들과 함께 한 라방 영상이 온라인상 퍼지면서 평소 잘 몰랐던 한 후보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는 이들도 있어.
-온오프라인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게 쉽진 않을 텐데 말이야.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스터디 윗 미, 왓츠 인 마이 백 등 젊은 층 사이 유행하는 주제의 콘텐츠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라며 "라방과 관련해선 한 후보 자신도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했어.
-한 후보 경쟁 상대인 김문수 후보는 어때?
-'고령 리스크'가 제기된 김 후보도 이런 이미지를 탈피하고 청년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 중이야. 김 후보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살펴보면 김 후보를 '문수형'이라고 지칭하면서 '운동 VLOG 벤치프레스편', '공(원 헬)스장 이용방법' 등의 영상이 올라왔어. 야구장 응원 문화에서 유행이 시작한 '삐끼삐끼' 노래에 맞춰 김 후보가 아령을 들었다가 내렸다 하는 모습도 웃음을 자아냈어.
-정치에 관심 없던 주변 지인들도 이런 영상을 보고 재밌어하더라고. 그런 측면에서 각 캠프에서 노린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볼 수 있을듯해. 이러한 관심이 득표에 얼마큼 반영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끝내 이루지 못한 꿈…정계 은퇴한 洪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세 번째 대권에 도전했지만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낙마했어. 곧장 정계 은퇴를 선언했더라고.
-홍 전 시장은 지난달 29일 2차 경선에서 탈락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 정치를 안 하겠다"라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어. 심지어 당적도 떼버렸어. 그는 컷오프 이튿날 탈당계를 제출했어. 결국 이렇게 30년 정치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어. 이제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왔지.
-홍 전 시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후배 정치인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어. "홍 전 시장이 은퇴할 때가 아니다"(김문수 후보), "후배로서 존경의 말씀 드린다"(한동훈 후보), "홍준표 선배님의 탈당·은퇴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나경원 의원), "다시 대한민국을 위한 가감 없는 시원함으로 돌아오시길"(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등이야.
-당 구성원들도 아쉬워하더라. 한 보좌관은 이렇게 말하더라. "전혀 미련이 없지 않았을 테지만 단칼에 정계를 떠나버리는 마지막 모습마저 홍준표다웠다"라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홍카콜라'로도 불렸던 홍 전 시장. 그가 줄곧 강조해 왔던 '선진대국시대'는 어떤 시대였을까.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