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복숭이가 밖에서 다른 강아지를 보면 짖곤 했는데, 여기선 마음껏 뛰놀게 해주니 짖지도 않고 잘 놀아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 내 반려동물 캠핑장. 김유하(27) 씨의 반려견 복숭이(2)가 캠핑장을 시원하게 가로질렀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꼬리를 흔들며 신나게 뛰어놀고, 철장을 사이에 두고 다른 강아지들과 코끝 탐색전을 벌였다. 다른 캠핑 데크 앞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친구가 있는지 살피기도 하면서 이곳저곳을 누볐다.
마포구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전용 캠핑장은 올해로 2년 차를 맞았다. 난지한강공원 내 한강에서 약 50m 떨어진 구유지에 조성됐으며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직접 발굴한 부지다. 전체 면적은 2863㎡(약 866평)로, 반려견 체급에 따라 중·소형견 구역과 대형견 구역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강아지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현장에는 상주 직원도 배치돼 있다.
캠핑 데크와 텐트는 각각 5000원에 대여 가능해 하루 1만 원이면 반려견과 한강뷰를 즐기며 종일 머무를 수 있다. 텐트 외에도 돗자리 등 간단한 캠핑 용품이 함께 제공된다. 반려동물 캠핑장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장이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피크닉존과 놀이터는 별도 예약 없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뛰어난 접근성과 가성비 덕분에 이용객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시스템에 따르면, 중소형견 구역의 일반구민 5월 주말 예약은 모두 마감됐다. 마포구는 올해 반려동물 캠핑장과 놀이터 운영에 약 4억4600만 원을 투입했다.
캠핑장은 지난해 9월 처음 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3개월간 리모델링을 거쳐 대형 몽골 텐트로 시설을 교체하면서 이용자에게 더 높은 질의 편의성을 제공 중이다. 구는 하반기 중 '반려견 추석 패션쇼', '크리스마스 산타 페스티벌' 등 반려인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세족대와 포토존 등 부대시설도 새롭게 설치해 캠핑장 활용도를 높였다. 당초 5월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반려견 운동회 '개린이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구 관계자는 "선거철이라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펫세권 1위 마포구 '요람에서 무덤까지' 올케어
마포구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반려동물 관련 업체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서울시 내 펫세권 업체 8873곳의 업종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마포구에는 총 1084개의 반려동물 관련 업체가 있는 것으로 조사돼 25개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했다.
'펫세권'은 반려동물(pet)과 생활 편의 지역을 뜻하는 '세권'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마포구는 한강과 경의선숲길 등 자연 환경과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반려인에게 최적의 생활 환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구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인 '찾아가는 펫천사'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반려동물 전용 운구차가 신청자가 지정한 장소로 찾아가 사체를 수습하고, 추모 예식까지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마포구민은 장례 서비스 이용료의 60%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75세 이상 독거 어르신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마포구 관계자는 "펫세권 1위 자치구에서 반려견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