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신속 자금이체 시 신용 리스크(위험)를 줄이기 위해 기존 '이연 차액결제(DNS:Deferred Net Settlement)' 방식을 '실시간 총액결제(RTGS:Real Time Gross Settlement)' 시스템으로 변경 추진한다.
한은이 27일 공개한 '2022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신속 자금이체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안에 RTGS 방식 시스템 도입 관련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은행 간 소액거래는 '차액결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거래 당일에는 은행이 각자 돈으로 거래액을 우선 지급하고 거래 다음 날 오전 11시 한은이 은행 사이 차액을 정산해 주고 결제를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반면 RTGS는 수취인 계좌에 실시간으로 돈이 지급되는 순간 해당 건에 대한 은행 간 결제까지 완전히 마무리되는 형태다. 거래 건마다 바로 은행 간 정산이 끝나는 만큼, 우리나라의 이연 차액결제와 같은 신용 리스크가 전혀 없다.
김준철 한은 결제정책부장은 "SVB 사태가 RTGS로의 전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전산 시스템을 바꿔야하는데, SVB 인출 사태 등을 보면서 신용 리스크를 없애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차액결제 실패를 대비해 은행으로부터 받아놓는 담보(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의 비율도 2025년 8월까지 100%로 높일 예정이다. 이 역시 SVB 사태로 부각된 이연 차액결제의 신용 위험을 보완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