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런던=이헌일 기자] 유럽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의 구도심 재개발 현장을 찾아 서울 적용 가능성을 살폈다.
오 시장은 13일(현지시간) 오전 구도심 역세권을 성공적으로 활성화한 사례로 꼽히는 킹스크로스역 인근 콜 드롭스 야드를 방문했다.
킹스크로스는 산업혁명 이후 교통과 물류, 산업의 중심지였으나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1970년 대에는 런던 중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했다. 사람들 발길이 뜸해지고 버려진 건물들이 노후화하면서 슬럼가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었다.
이 곳의 재개발 계획은 총 27만㎡ 부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현재진행형이다. 화물 운송 감소로 쇠퇴한 지역을 업무, 주거, 상업, 문화시설 등 새로운 복합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사례다.
콜 드롭스 야드는 과거 석탄 하적 창고로 사용되던 곳을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복합쇼핑몰로 리모델링한 곳이다. 톡특한 처마 아래 넓은 광장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구글 등 첨단 기업들의 입점하면서 새로 떠오르는 IT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오래 방치된 창고를 모두 허무는 대신 기존 모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한 사례다. 예컨대 중앙 광장을 둘러싼 건물의 외벽은 과거 창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오 시장은 콜 드롭스 야드 곳곳을 둘러보며 전문가의 설명을 들었다. 중간중간 재개발 진행과정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보였다.
다만 실제로 서울에 적용할 경우 무작정 과거 모습을 보존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이런 데를 보면서 한국 건축가들이 원래 있는 걸 살려야 된다는 강박이 생긴다"며 "있는 걸 살려야 한다는 강박 속에 어떻게든 해보려 하다보니 보존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원래) 멋있는 공간이 있으면 개선이 가능한데 한국은 억지춘향 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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