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삼성카드가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퇴직금 조건이 6억 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통상 희망퇴직은 경영 여건 악화 시 시행되는데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가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이례적이다. 업계 내에서는 유리한 희망퇴직 조건을 제시해 인력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삼성카드는 이와 같은 희망퇴직 조건과 규모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25일 더팩트 취재 결과 삼성카드는 최근 상시 프로그램인 상시생애설계지원과 관련한 내용을 사내에 공고했다.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직장인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와 금융권 관계자 등 일각에서 삼성카드가 희망퇴직자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장에 따르면 이번 퇴직 신청 대상자는 임금피크제에 들어가지 않은 직원들로 3억5000만 원을 일시금으로 받게 된다. 또한, 2년간 계약직 근무가 가능해 첫 해 기존과 동일한 연봉을 받고 2년 차에는 7000만 원을 받는다. 그 이후 2년간은 출근하지 않고 매년 3500만 원씩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에 따라 받게 되는 금액은 달라지지만,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게 업계 분위기다.
지난해 기준 삼성카드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3700만 원이다. 평균 연봉으로 계산할 경우 퇴직자는 4년간 6억270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내에서는 이 같은 퇴직 조건이 다른 계열사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 퇴직자를 크게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반면, 이 같은 조건과 관련해 삼성카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공고된 내용은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상시생애설계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며 일시금은 개인별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퇴직 조건은 지난해와 비슷하며 올해 특별히 좋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상시생애설계지원 프로그램은 삼성카드가 상시로 운영해 온 경력전환 지원, 공로 휴직, 생애설계 휴직, 계약직 전환 프로그램이다.
한편,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315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매출(1조9375억 원)과 영업이익(4266억 원)은 각각 10%, 12.2% 늘었다. 같은 기간 총 취급액은 79조5122억 원으로 17.1% 늘었다. 이 중 카드사업 취급액이 79조738억 원으로 17.3% 증가했다. 3분기 실적은 26일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