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들 "카카오 보상금 4260원 도로 가져가라"


평균 피해액 17만8000원…"합리적 보상안 마련해야"

먹통 사태 이후 카카오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리기사들이 보상금으로 받은 4260원 상당의 포인트를 그대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김이현 기자

[더팩트ㅣ김이현 기자] '먹통 사태' 이후 카카오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리기사들이 "보상금으로 받은 4260원 상당의 포인트를 그대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피해에 상응하는 합리적인 보상과 함께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부터 마련하라는 주장이다.

한국노총 전국연대노동조합 플랫폼운전자지부,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등 4개 대리기사 단체는 2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는 최소한의 일실 수입을 책정하는 등 현실성 있는 보상을 실시하고, 시스템 오류에 대한 대응 방안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대리운전 기사는 월 2만2000원을 내면 카카오 제휴 업체와 연동된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카카오T 대리기사 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 측은 지난 15~16일 먹통 사태에 대한 보상으로 해당 서비스 기사들에게 6일치 이용료인 4260원 상당의 포인트를 우선 지급했다.

이상국 연대노조 플랫폼운전자 지부장은 "꼬박 이틀간 일을 못 했는데, 4260원이 가상계좌에 일방적으로 입금됐다"며 "카카오모빌리티에 4260원을 그대로 돌려줄 생각이다. 12조 원 재산을 가진 김범수 의장은 4260원을 받아가라"고 주장했다.

이창수 한국대리운전 협동조합 이사장도 "보상금 4260원을 도로 가져가라"며 "거대 자본 프로그램 속에서 사용자와 노동자는 점과 부호로만 표시됐다가 사라진다. 플랫폼 노동자를 이익의 소모품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카카오 먹통 사태 관련 대리운전기사의 피해사례를 접수한 결과, 24일 기준 참여자 382명 중 91%(348명)이 '배정을 받지 못해 소득을 벌지 못했다'고 답했다. '연락 등 자칠이 생겨 피해가 있었다'고 답한 비율도 6%(25명)였다. 평균 피해액은 17만8000원이었다.

이날 피해 증언에 나선 대리운전기사 김종호(61) 씨는 "먹통된 당일 내 휴대폰이 고장났나 싶어 카카오앱 3개를 삭제하고 다시 까는 걸 반복했는데, 다음날 새벽에 공지가 떴다"며 "주말 동안 일을 못한 피해액은 10만원~12만원 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송명진 한국플랫폼프리랜서 노동공제회 본부장은 "전체 노동자를 조사하면 피해액이 막대하겠지만, 이 금액은 노동자 스스로 감당해야할 가능성이 크다"며 "큰 일에는 큰 책임이 따라야 한다. 독점 플랫폼 기업에 책임을 부과하도록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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