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미래정원 콘텐츠 부실


자문위 형식적 운영, 시장선거로 권력 교체기 입찰 진행 등 복합 요인

노관규 순천시자 당선자가 정원관련 분야 인수위원들과 함께 8일 오후 순천만국가정원을 방문, 박람회조직위측으로부터 미래정원과 식물온실, 분화구정원 등의 현황을 보고받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당선자 인수위 사무실 제공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조성 예정인 미래정원이 미디어아트 위주로 채워져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박람회조직위의 형식적 자문위원회 운영, 권력공백기 입찰 일정, 조직위 사업부서원 구성상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는 2023년 4월 22일 개막을 10여개월 앞두고 미래정원, 식물온실, 분화구정원 등을 킬러콘텐츠로 삼고 야심차게 준비 중이다.

이들 3대 아이템 가운데 90억원이 배정된 미래정원 조성사업은 토목공사 등 하드웨어 분야에 50억원,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지하실에 조성되는 미디어아트에 40억원을 투입키로 했지만 미래정원의 본 모습이 미디어아트 조성만으로 실현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 8일자: 순천만국가정원, 미래정원 개념없이 영상물로 도배 ‘비판’ 기사 참조>

미래정원이 콘텐츠 부실이라는 지적을 받는 첫 번 째 요인으로 조직위 자문위원회의 유명무실을 들 수 있다.

자문위원회는 조경수목, 화훼연출, 정원시설, 수익사업, 전시연출, 문화행사, 기후변화 등 7개 분야별로 적게는 3명부터 많게는 11명의 전문가들로 모두 42명으로 구성돼 사업추진과 관련 전문적, 기술적 자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자문위 전체회의는 지난해 3월과 5월 조직위 자문위원 위촉장 수여식과 국가정원 시설을 둘러보는 일정이 전부였고 분야별 자문위도 수익사업, 조경수목, 정원시설 세 분야에서 적게는 1회에서 많게는 7회 회의를 가졌을 뿐이다.

정작 미래정원 시설과 미디어아트 콘텐츠 관련 분야의 자문위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정원에 대한 개념 정립과 콘텐츠 구성에 대한 자문을 어디서 받았으며 미디어아트 설치 관련 복잡한 입찰공고 안을 어떻게 성안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 배경이다.

또 시장선거로 인해 권력 교체기인 6월달에 미래정원 사업자를 선정하는 일정이어서 개운치 않는 뒷맛을 남기고 있다.

박람회조직위는 미래정원내 ‘미디어아트 조성사업’ 입찰공고를 9일 현재 띄워놓고 업체선정에 나선 상태이다.

오는 28일 입찰참가 등록 및 제안서를 받고 30일 제안서 평가를 한 뒤 31일에 업체를 선정하는 일정이다.

박람회 조직위 당연직 이사장이 될 노관규 신임 시장이 7월1일자로 취임하는 일정을 감안하면 전임 허석 시장이 선거에 몰입하느라 정신이 없는 시기이고 신임 시장이 취임하기 전인 권력공백기를 틈타 속전속결로 업체를 선정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괜한 의심을 사고 있다.

여기에다 미디어아트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원들이 전남도청에서 파견 공무원들로 채워진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미래정원 사업은 박람회 조직위의 정원시설부와 전시연출부가 공동 관련 부서이고 특히 미디어아트 사업의 경우 전시연출부 소관 사업이다.

조직위 직제상 최고 책임자인 천제영 사무총장과 운영본부장, 전시연출부장, 전시연출2팀장, 담당자 등이 미디어아트 사업의 결제라인에 있다. 이들 가운데 팀장만 순천시청 소속이고 나머지는 모두가 전남도청 소속으로 인사권자가 전남도지사이다.

일정한 기간만 되면 전남도로 전출되는 파견 공무원들의 특성상 주인의식과 책임성을 갖기 어려운 인적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미래정원이냐 어찌됐건 눈치볼 것도 없이 ‘시간이 없다’는 표면상의 이유를 내세워 졸속으로 사업을 밀어붙인 결과가 콘텐츠 부실로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시선도 있다.

이에 따라 시청 안팎에서는 미디어아트 관련 사업에 대한 재검토나 보완 과정을 거치고 입찰일정도 재조정해서 미래정원의 의미를 확고히 살리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

박람회 조직위 관계자는 "입찰일정을 일부러 시장 교체기에 잡은 것은 아니지만 굳이 지적을 받고보니 그런 오해를 살 수 있는 측면도 있어서 시장 당선인 측과 상의해서 적절한 방안을 찾고 향후 자문위을 적극 활용하는 등의 새로운 마음으로 박람회가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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