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양자 토론' 합의에 대해 '담합'으류 규정하며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두 당의 편법 양자 담합 토론을 강력해 규탄하면서, 이 나라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걱정하시는 국민의 뜻을 모아 저항의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법원이 양자 담합 토론에 대해 부당성을 지적하며 중단을 명령했으면, 즉각 중단하고 국민께 사과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며 "이것이 대다수 국민들께서 생각하시는 공정과 상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 판결에 따라 방송사가 양자 토론을 접고 4자 토론을 요청했음에도, 두 후보는 4자 토론을 제쳐두고 기필코 편법 양자 토론을 먼저 고집했다. 이번 대통령선거가 두 사람 간의 대결이라는 착시현상을 유권자들에게 심기 위한 술수"라며 "이는 명백하게 국민의 알 권리를 차단하는 기득권 간의 야합이고 담합"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지난 26일 안 후보가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를 상대로 낸 '양자 TV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TV 양자 토론은 무산됐다.
그러나 이·윤 후보는 방송사 주관 없이 오는 31일 양자 토론을 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 3일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참여하는 4자 토론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이·윤 후보의 양자 토론을 두고 어떤 형식이든 방송 중계가 불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국민 여러분들은 견원지간(개와 원숭이)이었던 이들이 한패가 되는 것은 처음 보실 것"이라며 "지금 보시고 있는 이 모습이, 바로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정치를 망치고 기득권 정치 세력들의 철옹성을 지켜 낸 적대적 공생 관계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 안철수는 이러한 불공정과 비상식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진실을 감추며 진영논리에 기대어 선거를 진영 간 대결로 덮어버리려는 그 어떤 시도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저의 철야농성 돌입은 양당의 담합 토론을 규탄함과 동시에 더 이상 대한민국이 지금 이대로 간다면 미래는 없다는 점을 호소드리고자 하는 것"이라며 "저는 결코, 기득권과 불의에 굴복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