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자재 원가 폭등·아파트 부실시공 우려 등 불안감 확산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 건설자재 원가 폭등으로 인한 아파트 부실시공 우려가 현실로 다가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이미 다수 언론 매체들이 치솟는 건설 원자재 가격이 품질 낮은 아파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기사를 보도했다. 특히 시멘트와 철근 가격 상승은 건물의 뼈대라 할 수 있는 골조공사의 품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안전문제와도 직결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시멘트 단가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인 골조공사의 주 재료인 레미콘 제조비용의 40%에 달한다. 시멘트 가격의 상승은 당연히 레미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골조공사 전문건설업체의 경영압박으로 귀결된다.
시멘트 단가는 근래에 지속적으로 치솟고 있었지만 지난 해 말 업계 1‧2위 제조사들이 다시 18% 인상을 예고했다. 레미콘 업계는 지난해 10월 건설업계와 가격협상을 벌여 4.9% 인상에 합의했지만 시멘트 단가가 거듭 인상되면 이 협상이 지켜진다는 보장은 없다.
골조공사의 또 하나의 핵심 자재인 철근가격 인상도 마찬가지다. 철근 또한 꾸준히 가격인상 행진을 했지만 지난 해 말 국내 제강업계는 톤(T) 당 1만원을 인상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평균에서 5%가 인상된 액수다.
아파트 골조 시공업체들로선 죽을 맛이다. 인건비를 줄여 긴축경영을 하거나 공정을 최대한 단축해 건자재 상승으로 인한 손실을 메꿔가야 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장인력의 감축은 근로자의 피로도를 높이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안전사고 위험 가능성이 배가된다.
지난 11일 붕괴사고가 터진 화정아이파크 골조공사 하도급 업체 또한 상당한 적자가 쌓인 상태에서 공사를 이어가고 있었던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콘크리트 타설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영하권 날씨에 강풍이 몰아치는 고공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의 일면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광주에서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를 운영하는 대표 A씨는 "골조공사 소요 자재비가 이렇게 계속 치솟으면 영세한 업체는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구조물 안전에 직결된 시멘트나 철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대책을 주문했다.
골조공사 업계를 대상으로 한 <더팩트> 취재를 종합해보면, 건자재 인상이 분양가 인상으로 쉽게 이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A씨의 언급은 정부가 신중하게 귀를 기울여야 할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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