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
[더팩트│황원영 기자] 금융권이 1880억 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와 선 긋기에 나섰다. 5대 은행이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펀드의 판매를 줄중단한 데 이어 외국계 은행과 증권사도 합류했다.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소비자 보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펀드인 KB중소형포커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등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자사 자금관리 직원이던 이 씨를 업무상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횡령 추정 액수는 1880억 원으로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 2047억 원의 91.81%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같은 날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고 금융당국은 회계 감리를 검토 중이다.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은 이미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 펀드에 대한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은 전일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1주라도 담고 있는 펀드 77개에 대해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같은 날 NH농협은행도 29개 펀드에 대해 판매 중단 조치를 취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은 각각 7일 오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SC제일은행까지 합류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이 모두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펀드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
은행권에서 판매된 상품 대부분이 인덱스,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자금에 속하기 때문에 펀드별 노출도가 작은 편이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사도 관련 펀드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6일부터 오스템임플란트가 편입된 펀드 총 93개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 가입 고객의 추가 매수도 차단했다. 키움작은거인펀드, KB중소형포커스펀드, DB바이오헬스케어펀드 등이 해당한다.
키움증권은 같은 날 오스템임플란트 편입 비중이 1% 이상인 펀드 19개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교보증권 등도 모두 같은 결정을 내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정지가 풀린다고 해도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규 판매 중단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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