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 내홍…부산시당 "대선 승리로 정권교체에 동참해 달라"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산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들이 개인 선거 활동에 혈안돼 있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부산의 한 지역구 구청장에 도전장을 낸 국민의힘 출마 예정자 A씨는 이미 명함을 파서 지역구를 돌며 '자신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같은당 또 다른 출마 예정자 B씨는 이에 질세라 명함 제작에 들어갔다.
선거법 개정으로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선거 180일 전인 지난해 12월 3일부터 명함을 돌리며 자신을 알릴 수 있다.
B씨는 "지선의 경우 대선에 가려 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선거 활동에 들어간다고 해도 인지도를 알리기엔 역부족이다"며 "출마의 뜻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어쩔수 없이 자신을 알리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로 야권 후보들이 난립해 있는 지역구에선 경쟁이 더 치열한 양상을 띈다.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자리잡고 있는 또 다른 지역구에선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야권 인사들이 개인 선거 활동에 일제히 나선 모습이다.
출마 예정자 C씨와 D씨는 이미 대선판보다 지방선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자신을 알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E씨 역시 구의원들을 대동해 '세 과시'에 나서며 '경쟁 전선'에 뛰어들었다. 다만, 이 지역구의 출마 예정자 F씨는 "대선 승리가 먼저다. 지선보다 대선에 집중하는게 오히려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C·D·E·F씨 모두 기초단체장 출마 채비에 한창이다.
부산지역 대다수 지역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또 다른 지역구에 기초단체장에 출사표를 낸 G씨 역시 지역을 돌며 자신의 명함을 뿌리고 있다.
대선 승리가 먼저인 국민의힘 중앙당은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에게 개인적 선거운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이는 여야 모두 마찬가지다.
이에 지방선거는 자연스레 대통령선거에 가려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지선 출마 예정자들은 쫒기다시피 '자신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른바 '오거돈 성파문' 여파로 부산 지역 정치 지형이 보수 성향으로 짙어지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여파 장기화로 강화된 거리두기 정책 기조로 거리 유세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것 또한 이들 간 선거 활동에 과열양상을 부추기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내부 갈등이 불거져 결국 기존 선대위가 해산하는 상황에 이르자,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조만간 선대위 공식 출범을 하는 동시에 대선 승리를 이끌어 정권 교체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내용을 담은 지침을 각 지역구에 전달할 방침이다.
백종헌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은 "개인선거에만 집중하지 말고 정권 교체에 앞장서는데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대선이 치러지기 전부터 출마 예정자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선에서 진행되는 경선 후유증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역 정가의 일부 시각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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