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 맡기로
[더팩트ㅣ서울 중구=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손을 맞잡고 당내 통합과 외연 확장을 통한 대선 승리에 뜻을 모았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내 차기 정부 국정과제를 발굴하는 국가비전과통합위원회(비전위)를 설치해 공동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23일 서울 중구 모처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이들의 공식적인 만남은 대선 경선이 끝난 후 지난 10월 2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차담 형식으로 만나고, 이어 지난달 2일 선대위 출범식 행사 이후 처음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공식 활동을 삼가고, 선대위 내 역할도 상임고문을 맡는 데 그쳐 원활한 '원팀 기조'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 전격 회동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와 함께 비전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선대위 내에서 직접 활동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존경하는 이 전 대표가 지금까지도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셨다"며 "이제는 본격적으로 필요한 조직에 직접 참여하고, 민주당의 차기 민주 정부를 위해 최선 다할 것으로 생각되고 제가 부족한 점이 많은데 이 전 대표가 많이 채워줄 걸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이 전 대표가 가진 특별한 경험과 경륜,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바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충분히 말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당내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 후보와 제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제가 활동해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후보나 당과 조금 다른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해서 후보께서도 수용하겠다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함께 공동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린 비전위는 차기 민주 정부의 국정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날 오찬에 배석한 이 전 대표 측 윤영찬 의원은 "차기 정부의 시대적 과제를 담은 국가 비전과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 비전위를 만들겠다"며 "코로나19 극복, 양극화 완화와 복지국가 구현, 정치개혁, 평화로운 한반도, 국민 대통합을 위한 시대적 아젠다를 발굴하고 이를 차기 민주 정부의 구체적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일시 폐쇄했던 당원 게시판도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의원은 "당내 경선 전 빚어진 갈등은 더 큰 도약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효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앞으로 민주당의 폭넓은 문호개방과 더 젊고 역동적인 인재영입을 통해 당 혁신과 변화를 함께 이끌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