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A씨 "경찰, 수사는 본인들이 알아서 한다며 오로지 산만 수색했다"

[더팩트 | 포항=황진영 기자] 경북 포항에서 실종된 간호사 윤모 씨(28)의 행방이 반년 넘도록 묘연한 가운데 윤씨 친구가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경찰 수사의 아쉬움을 표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친구가 실종된 지 벌써 226일이 되는 날’ 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윤씨 친구라고 밝힌 A씨는 "처음 실종 글을 올린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제보를 기다렸지만 아직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24일 경찰로부터 받은 사건 통지문을 공개했다.

해당 통지문에서 경찰은 "최초 실종사건으로 접수해 실종지역 수색 등 탐문수사 결과 실종자는 실종 후 성인 가출인으로 판단된다. 범죄 노출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으나 배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실종사건은 범죄혐의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로 내사 중지(피혐의자 중지)하고 예비적 범죄 체포·감금은 실종자의 소재가 확인되거나 새로운 중요 단서가 발견되면 계속 추적 수사를 하고자 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 입장에서는 수색 및 조사를 진행했지만 생활 징후가 보여 지는 게 없음으로 사건을 내사 중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찾을 도리가 없고 방법이 없으면 그렇게 해야 하지만 당시 경찰들은 포항공대 기지국 반경의 산을 중심 수색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구가 CCTV 동선에서 사라진 지점이 교통을 이용해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소지가 다분해 터미널 등 CCTV를 확보해 동선 추적 해줄 것을 몇 번이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경찰은 ‘수사는 본인들이 알아서 한다’며 오로지 산만 수색했다. 분이 풀리지 않고 화가 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경찰 측에 전화해보니 최근 여성청소년과에서 형사과로 사건이 이첩돼 여성청소년과에서는 내사 중지된 거라 한다"며 "형사과에서도 계속 수사 중이며 생활 징후도 파악 중이라고 하지만 사건 접수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진행되는 과정이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A씨는 "친구가 현재 어딘가에서 혼자의 힘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에 있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 할 수 있는 게 없어 너무 속상하다"며 "친구가 자살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람이 궁지에 몰려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도 그 친구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이어 "오늘은 친구의 생일이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으로 친구가 집에 돌아올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이며 글을 맺었다.

앞서 포항의 한 종합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던 윤씨는 지난 4월 7일 오후 3시께 기숙사를 나선 뒤 인근 주유소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후 실종됐다.

이후 이곳에서 2km 가량 떨어진 포항공대 기지국 인근에서 그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바 있다.

윤씨는 신장 174㎝, 몸무게 72㎏로 실종 당일 검은색 모자와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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