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도 인천 번화가는 취객들의 폭력·고성

인천 서부경찰서 검단지구대 경찰들이 먹거리타운에서 발생한 싸움을 말리고 있다. 사진/지우현 기자

인천 검단 먹거리타운 '불금'… 검단지구대 동행취재

[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금요일이었던 지난 9일 오후 8시 20분경. 인천 서구 먹거리타운 광장을 비롯해 인근 5~6㎞를 순찰하는 인천 서부경찰서 검단지구대 대원들의 마스크를 쓴 얼굴에선 긴장감이 역력했다.

급격하게 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들로 수도권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거리로 쏟아져 나올 인파를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풍경이었다.

검단지구대는 먹거리타운 광장과 인근 숙박업소, 아파트 등에서 발생하는 잇따른 신고로 한 해 출동 건수가 가장 많은 지구대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더군다나 '코로나'란 복병까지 마주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선 더욱 마음을 단단히 먹을 수 밖에 없다.

이날 오후 8시 50분경 정경훈 경사와 서주희 경장이 2인 1조로 움직이는 순찰차에 올랐다.

먹거리타운 광장을 가로질러 적막한 어둠이 감싼 아파트 단지를 두 차례쯤 돌았을까 순찰차 중앙에 설치된 'PDA'에서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창이 떴다. 시민의 신고 내용이 상황실을 거쳐 인근 지역에 있는 모든 순찰차에 전달된 것이다.

이를 본 서 경장은 곧바로 신고창을 손가락으로 터치 후 "출동하겠다"고 상황실에 연락했고, 정 경사는 PDA가 안내해주는 길을 따라 부리나케 순찰차를 몰았다. 현장 도착까지는 2~3분여 정도가 걸렸다.

차에서 내린 정 경사와 서 경장은 곧바로 음주측정기를 갖고 해당 차량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확인했다. 음주는 아닌 것으로 나왔다.

정 경사는 "시민 신고가 접수되면 상황실을 통해 신고 지역 인근의 모든 순찰차량에 내용이 뜬다"면서 "반경 1~2㎞ 내에 있는 순찰차가 가장 먼저 출발한다. 현장 상황에 따라 다른 차량이 지원을 온다"고 설명했다.

30여분이 지났을까. 이번엔 인근의 한 모텔에서 극단적인 선택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순찰차 PDA를 통해 전달됐다. 가장 긴장되는 신고 중 하나라는 게 정 경사의 설명이었다. 그의 말처럼 순찰차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2분도 채 되지 않아 먹거리타운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모텔 중 'B모텔' 옆에 차를 세운 이들은 신고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 후 곧바로 모텔 안으로 들어섰다. 다행히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

부부싸움 후 집을 뛰쳐나온 한 여성이 집에 두고 온 아이가 걱정돼 술을 과하게 마신 뒤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었다. 신고자가 여성인만큼 이번엔 서 경장이 나섰다. 서 경장은 아이가 걱정된다는 여성의 하소연을 끝까지 들은 뒤 여성을 다독이며 다음날 집까지 동행해 아이의 안전을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경사는 문 밖에 서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했다. 다른 지역서 순찰을 돌던 2명의 경찰관도 지원을 왔다가 어느정도 안전이 확인되자 해산했다.

본격적인 '불금'의 아수라장이 시작된 건 오후 10시경부터였다. 정부 지침에 따라 먹거리타운 일대 모든 업소가 그 시간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밖으로 내몰린 술에 취한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비가 붙기 시작한 것이었다.

'폭행' 신고를 받고 급히 도착한 먹거리타운 현장은 30대 남성과 20대 남성이 이미 서로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의 시비가 붙은 상황이었다. 30대 남성은 '턱마스크'를, 20대 남성은 아예 마스크를 벗은 상태였다.

정 경사와 서 경장은 이들을 뜯어말리며 상황 파악에 나섰다. 잠시 후 30대 남성은 술에 취한 듯 드러누웠고, 20대 남성은 30대 남성이 자신이 째려봤다며 먼저 싸움을 걸었다고 주장했다.

싸움 현장을 지켜보던 일부 여성 취객들은 싸움을 말리는 서 경장을 향해 "어머 여자 경찰인데", "아저씨들, 여경에게 살살해요"라는 등의 여성 비하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서 경장은 "불금에선 흔히 있는 일상"이라면서 "과도한 음주로 벌어지는 일이니 이해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현장이 정리되자 다른 쪽에서 문제가 터졌다. '턱마스크'를 한 또다른 20대 남성이 어떤 남자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 피해 남성이 알려준 곳을 따라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폭행을 했다는 남성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인근에 모여있던 20~30대 남성들은 경찰관이 보이자 '볼거리'가 생겼다는 듯 몰려들었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남성은 자신이 폭행당한 장면을 봤다는 친구와 함께 현장에서 폭행당한 과정을 설명했다.

정 경사와 서 경장은 폭행을 당했다는 남성의 진술서를 받기 위해 함께 지구대로 이동했다.

정 경사와 서 경장은 "보신것 처럼 코로나 발발로 지역 유흥가가 조용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비록 코로나 감염 우려를 안고 있지만 언제나 경찰의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 치안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검단지구대장 김영규 경감은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시민들의 활동이 조심스러울 것 같지만 주취자에겐 남 얘기"라며 "마스크를 벗고 고성을 지르거나 폭력까지 행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많은 경찰들이 이런 상황에도 지역 치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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