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4대 그룹 총수 회동…'이재용 사면론' 거론될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4대 그룹 총수가 오늘(2일) 청와대를 방문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자리를 갖기 위한 것으로, 이번 회동은 44조 원에 달하는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4대 기업들이 한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원한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기 위한 자리로 해석되고 있다. 재계는 회동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한 전향적인 언급이 나올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는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4대 그룹 총수들과 별도 오찬을 갖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이번 주 경제 관련 일정 가운데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오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참석하며, 삼성에서는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들은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배터리 산업에 대한 협력 강화 등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계 안팎의 관심은 주요 사업과 관련한 규제 완화 등 그동안 기업들이 요청해왔던 사안이 다뤄질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기업 규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은 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경제계를 넘어 사회 각계와 정치권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특별사면론이 이번 오찬 자리에서 거론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재계 맏형이자 국내 최대 경제단체의 수장으로 정상회담 기간 중에도 '경제 외교'에 크게 기여를 한 최태원 회장이 재차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손경식 경총 회장, 구자열 무협 회장 등 다른 경제단체장들과 함께 청와대에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당시 경제단체장들은 반도체를 둘러싼 우려감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위기와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점점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비단 국내 경제계에서만 느끼는 건 아니다. 미국 기업 800여 개를 회원으로 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도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업체인 삼성이 바이든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는 데 완전히 참여하지 않으면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한국의 지위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재용 부회장 사면'과 '한미 양국의 경제적 이익'을 연결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삼성이 반도체 경쟁에서 진다면 국가적 손해"라는 내용으로 사면 건의가 줄을 잇고 있다. 여권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는 언급이 나오는 등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청와대도 사면론과 관련해 각계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열린 취임 4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서 판단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해 "별도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청와대 입장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되는 데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가 이번 회동의 핵심 주제인 만큼, 자연스럽게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도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이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이번 회동에서 사면론과 관련해 의견 수렴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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