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이상한 행정'…군유지 매각 계약·환매 조건 등 봐주기 '의혹'
[더팩트 | 음성=장동열 기자] 충북 음성에 공장을 건립한다며 군유지를 매입한 민간인이 5년 만에 40억원대 시세 차익을 거두게 됐다. 행정당국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매각했고, 계약조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엄청난 시세 차익으로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23일 음성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16년 3월 대소면 대풍리 일대 군유지 5필지(1만 1912㎡)를 입찰에 부쳐 단독 응찰한 A씨가 다음 달 낙찰 받았다. 입찰은 지명경쟁 방식으로 진행됐고, 낙찰가는 13억 6150만원(3.3㎡당 37만7178원)이다.
이 땅은 최근 한 물류업체와 3.3㎡당 160만 원에 매매계약을 해 5년 만에 44억원의 차익을 얻을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을 짓는다며 군유지를 헐값(?)에 사 막대한 수익을 거두게 된 것이다.
이처럼 황당한 일이 벌어진 건 음성군의 이상한 행정에서 비롯됐다. 주민 B씨는 "입찰 당시 지명경쟁이란 방식을 택한 것 자체가 특혜였다"며 "이후 매입자가 계약(특약)조건을 지키지 않았는 데도 음성군이 이를 묵인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도내 자치단체들은 군유지 매각 시 대부분 일반경쟁입찰 방식을 택하고 있다. 행정 투명성 제고와 혹시 모를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음성군이 계약(특약)조건 위반을 묵인한 건 매매계약서 ‘환매’ 조항에 대한 해석 차이로 보인다. <더팩트>가 입수한 공유(군유)재산 매매 계약서를 보면 계약체결 후 3년 이내 착공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4년 이내에 공장설립(증설) 완료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당해 토지를 환매한다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별도의 환매특약부 매매계약증서에 담겼다.
환매는 매도인이 한 번 매도한 물건을 대가를 지급하고 다시 매수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환매한다(강제조항)가 아니라 ‘환매할 수 있다’로 돼 있다"며 "당사자와 (음성)군만 알 수 있는 서류를 어떻게 구했냐"고 따졌다. '환매할 수 있다'는 규정을 보여달라고 하자 군 관계자는 국민신문고나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답변해 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취재 결과 매입자인 A씨는 해당 특약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계약 후 3년이 지난 2019년 4월 7일까지 착공 신고를 하지 않았고, 4년 뒤 공장설립(증설) 완료 신고 규정도 무시했다. 그런데도 군은 환수 조치를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A씨에게 특혜를 준 셈이 됐다.
주민 B씨는 "매입한 군유지에 새로 지었다는 (공장)건물은 벽도, 가림막도 없이 철제 기둥 위에 지붕만 얹은 시설물"이라며 "이런 건물을 공장이라고 승인해 주고 막대한 시세 차익을 누리도록 뒤를 봐준 사람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에서는 A씨가 매매 군유지와 인접한 S산업 대표이사의 친형으로, 이 회사 관계자가 군유지 매입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S산업 대표 일가는 이 일대 수만㎡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
다른 한 주민은 "A씨의 지역 소재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는 S산업 관계자가 ‘자신이 아니었으면 A씨가 군유지를 매입하지 못했다’며 주변에 공치사하고 다닌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6년 멀쩡한 군유지를 민간에 매각하기로 한 결정부터 환매특약을 무용지물로 만든 배경까지 석연찮은 점을 모조리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팩트>가 음성군에 대소면 대풍리 해당 군유지 매매계약서와 관련해 공장 착공과 완료 시기, 정확한 환매 규정 등을 이메일로 문의했으나 아직 답장을 받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 "팀장, 과장님과 상의한 결과 국민신문고나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답변해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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