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세뇌? 보람이 친모 "억울한 누명"…경찰·전문가 "오류 가능성 0%" 한목소리

경북 구미경찰서는 4회에 걸쳐 DNA 검사를 실시했고 석씨가 숨진 여아와 모녀 관계라는 동일한 결과를 회신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뉴시스

[TF초점] 사라진 외손녀는 어디에…친모 남편 연달아 방송 출연

[더팩트ㅣ윤용민 기자·구미=이성덕 기자]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에 대한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친모로 강력하게 추정되는 석모(48)씨가 출산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면서다.

이런 상황에서 석씨의 남편은 공중파 방송에 연달아 출연해 "아내는 절대로 출산하지 않았다"며 석씨를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아내의 자필 편지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경찰은 DNA 검사를 네 차례나 실시했고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며 오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사건의 주요 포인트는 4가지다. 석씨가 정말 친모가 맞는지, 만약 맞다면 왜 외손녀와 친딸을 바꿔치기한 것인지, 외손녀의 행방은 어떻게 되고 어떤 방식으로 바꾸었는지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4회에 걸쳐 DNA 검사를 실시했고 석씨가 숨진 여아와 모녀 관계라는 동일한 결과를 회신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발표한 대로 DNA 검사에서 오류가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이상 말씀드릴 내용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사라진 외손녀의 행방은 여전히 수사 중"이라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미선 생명공학박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물론 DNA 검사 결과에도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경우에는 (DNA) 샘플의 양이나 위치까지도 세밀하게 조정해 검사하기 때문에 오류가 나올 가능성은 0%"라고 단언했다.

석씨의 딸 김씨는 2018년 1월 딸을 출산했고 석씨도 비슷한 시기에 딸은 출산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당시 석씨의 나이는 40대 중반으로, 출산이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석씨와 그의 남편은 수사 초기부터 이날 현재까지 출산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석씨의 남편 김모씨는 전날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실화탐사대'와의 인터뷰에서 "매일 옆에 누워서 자고 (임신을 했다면) 배가 나오는데 (남편이) 그걸 모른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하루도 집을 비운 적이 없는데 애를 낳은 걸 모르겠냐"며 "아무리 DNA 검사라도 0.1%, 0.01%라도 실수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석씨의 큰딸 역시 "보람(숨진 여아)이가 예정보다 일찍 태어났다"며 "엄마가 아기를 바꿔치기 하려고 했다면 시기가 틀어졌을 것"이라고 석씨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석씨가 남편에게 보낸 자필 편지. /SBS 궁금한 이야기Y 캡처

앞서 석씨의 남편은 지난 19일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출연해 "지금 죽고 싶은 심정이다. 오보가 너무 심하다"며 "얼마나 아내가 답답했으면 방송에 나가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고 그러겠냐"라고도 했다.

김씨는 숨진 여아가 태어나기 한 달 반 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아내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았다는데 만삭의 모습이 아니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실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아내의 임신과 출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방송에서 석씨가 보낸 자필 편지도 공개했다. 편지에는 '있지도 않은 일을 말하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아. 진짜로 결백해. 나는 결단코 아이를 낳은 적 없어'라고 적혀있다.

석씨가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기는 지난달 10일 경북 구미 상모사곡동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 보람이다.

보람이는 당초 석씨의 딸인 김모(22)씨가 길러 그의 딸로 알려졌다가, 이후 DNA 검사에서 석씨의 딸로 확인됐다. DNA 검사 결과가 맞다면 김씨는 자신의 동생을 친딸로 알고 기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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