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열리나…대기업 상반기 신입 채용 계획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하나둘 내고 있다. /더팩트 DB

대기업 상반기 신입 채용 돌입…채용 규모는 글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다. 재계 1위 삼성이 신입사원 공개채용 일정을 확정하며 얼어붙었던 채용 시장에 온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삼성 외 다른 대기업들이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면서 채용 규모 축소를 우려하는 시선 또한 적지 않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반기 대졸(3급) 신입 공채 접수가 오는 22일까지 진행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전자판매 등이 상반기 채용에 나선 상태다. 삼성은 지원서 접수 이후 4~5월 중 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하고, 5~6월 중 면접을 거쳐 7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채용 절차에 돌입하면서 다른 대기업들 역시 조만간 신입사원 채용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롯데그룹은 상반기 채용 시즌에 맞춰 사원 모집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롯데푸드,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롯데정보통신 등 다수 계열사가 채용 공고를 냈다.

CJ그룹도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등 주요 계열사가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포스코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KT그룹 역시 신규 채용을 시작했다. 역대급 고용 위기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채용 숨통을 열어주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주요 대기업이 신규 채용에 나섰음에도 구직자의 일자리 체감 온도는 여전히 낮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큰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는 대규모 공채를 없애는 등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방식에 변화가 생겨서다.

공채 위주의 채용 방식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취업문이 더욱더 좁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더팩트 DB

대표적으로 롯데그룹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식품, 관광, 서비스, 유통, 화학, 건설·제조 등 33개 회사에서 동시 대규모 채용(복수 지원 허용)에 나섰지만, 이제 계열사별 채용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올해 채용 공고를 낼지, 채용 규모를 확대 및 축소할지 등을 계열사가 정하는 방식이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은 수시채용 방식으로 전환했다. 특히 내년까지 SK그룹도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 수시로 채용하는 방식으로 단계적 전환한다.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 SK그룹의 구체적인 올해 상반기 채용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기업들은 수시채용으로 돌아서더라도 채용 규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꼭 필요한 인력만 필요할 때 뽑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수시채용 도입이 채용 규모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대규모 공채와 수시채용이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며 "수시채용은 직무 중심이라 경력이 없는 신입 구직자의 기회가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채용 규모를 알린 기업은 KT 정도다. KT는 지난해보다 20% 많은 수준인 300명(신입사원·경력직 포함)을 신규 채용한다고 밝혔다.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대규모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은 수천 명 수준의 채용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인재 제일 기조는 유지된다"며 "채용 규모는 미정이지만, 청소년 및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올해도) 적극적인 채용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내놓은 채용 동향(기업 705곳 참여)에 따르면 올해 신입사원을 뽑겠다는 대기업 비율은 56.2%로 지난해 71.7%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달 초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대기업 63.6%가 상반기 중 1명도 채용하지 않거나 아직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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