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죄인이냐"…엘시티 일부 입주자들 정치권에 '분통'

민주당은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앞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비판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부산=조탁만 기자

민주당 박재호 의원 "정상 절차 집 산 사람들 아무 문제 없다"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범죄 소굴로 비춰지는 게 부담스럽다.", "마치 입주자들이 모두 범죄자인 것 마냥 보는 것 같아 난감하다."

17일 부산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인 엘시티(LCT)의 입주자들의 반응이다.

이들은 이날 엘시티 앞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를 비판하기 위해 가진 기자회견조차 부담스러워 했다.

입주자 A씨는 "오늘 민주당에서 엘시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솔직히 의혹 제기는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주민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행보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주민도 시민이다. 시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길 바란다"며 비판했다.

인근을 지나던 입주자 B씨도 "정치권 인사들과 기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죄인이 된 것 마냥 움추려든다"며 급히 자리를 떴다.

일부 입주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입주자 C씨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하고 있다"며 "집에서 나올 때나 들어갈 때 이상하게 눈치를 보기도 한다. 연일 이어지는 정치권의 행보를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엘시티는 사업 인허가 과정 등에서 각종 비리 등으로 상당수 인사들이 처벌을 받으면서 이른바 비리 종합세트로 불리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

이 와중에 2월말쯤 분양 과정에서 특혜 분양자 명단이 있다는 내용의 진정이 접수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다시 엘시티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다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마저 가세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이에 실제 거주하는 일부 입주자들이 정치권을 바라보는 시각은 차갑기만 하다.

민주당 박재호(남구을) 시당위원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상적으로 집을 산 사람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다만, 부정한 방법으로 특혜를 받아 집을 구한 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출직 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이 종합비리세트로 불리는 엘시티에서 거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며 "시민들에게 미안해야 할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엘시티 측은 이에 대해 "정치권의 공방이 자칫 입주자 간 갈등을 야기할 소지마저 있어 난감하기 짝이 없다"며 "특혜 의혹은 경찰 수사에 맡기고 정치권이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자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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