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규제 예고 등으로 '일단 대출하자' 늘어
[더팩트|이재빈 기자] 이달 중순 발표될 당국의 대출 규제를 앞두고 신용대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조만간 자금줄이 막힐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작용하면서 수요자가 대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6조4501억 원이다. 전달 대비 약 1조2658억 원 증가한 수치로 6영업일 만에 신용대출 잔액이 조 단위로 급등한 셈이다.
앞서 2월에는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세는 한 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5대 은행의 2월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1843억 원으로 지난 1월 말(135조2400억 원) 대비 556억 원 줄어들었다. 성과급과 연말정산 환급금 등 일부 목돈이 생긴 데다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신규 대출 수요가 감소한 영향 등이 작용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은행권의 신용대출 수요는 또 다시 급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출을 옥죄려 하자 일단 대출을 받아두자는 사람이 늘어나고 공모주 청약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올해 공모주 최대어 중 하나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9일과 10일에 걸쳐 일반 청약을 받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 방안의 핵심은 현행 40%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차주별로 적용하는 것이다. DSR은 차주가 받은 모든 대출(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카드론 등 포함)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현재는 개별 은행이 취급하는 모든 가계대출을 더해 DSR이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개인별로 적용하면 대출이 더욱 깐깐해진다. 다만 금융위는 규제 시행 전 받은 대출에 대해서는 새로운 제도를 소급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적용대상 역시 단계적으로 늘려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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