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4차 재난지원금 검토…野 후보 단일화 최대 변수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향배가 안개 속이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상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당 인사의 권력형 성범죄 사건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만큼 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과 다른 흐름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한국갤럽이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서울에서 민주당은 3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3%로 조사된 국민의힘보다 1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당의 격차는 지난주 15%에서 4%포인트 줄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른 34%의 지지율을 보여 20%로 집계된 국민의힘을 크게 이기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주보다 3%포인트 급락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반등하지 못한다면 20%대도 무너질 위험이 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이 서울에서 국민의힘을 역전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28일 발표한 1월 4주 차 주중 잠정집계(YTN 의뢰·25~27일 조사·전국 성인 1510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5.2%포인트 오른 32.4%로 조사됐다. 2.9%포인트 하락하며 28.5%를 기록한 국민의힘을 지난해 11월 4주 차 이후 9주 만에 추월했다.
보궐선거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민주당의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현재 여론지표상 민주당이 우세하더라도 선거를 치르기까지 두 달 정도 남아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선거에 유불리할 수 있는 변수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지난해 말부터 약세를 보였던 민주당으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민주당의 기대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지율 하락 원인이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에서 절반가량 줄었고, 백신 접종도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정부·여당의 최대 핵심 과제인 '부동산 문제' 관련해서도 정부가 이르면 2월 초 특단의 주택공급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민이 방역과 부동산 문제에 대해 기대와 불만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당에 힘을 실어줄 계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고강도 방역 조치로 큰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그간 각종 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두고 두터운 '선별' 방식에 무게를 뒀던 모습도 달라졌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선별적 지급과 경기 부양을 위한 전 국민 보편적 지급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예비후보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발언 수위를 높이는 야권보다 페어플레이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상호 비방과 막말 공세에 대해 시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다만 선거 특성상 후반부로 갈수록 과열 양상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여당 후보들이 끝까지 신사협정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최대 변수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다. 현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후보 단일화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으나, 방식을 두고 크게 이견을 보이며 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야권이 합의를 통해 교통정리를 한 뒤 본격적으로 후보 단일화가 급물살을 탄다면 야권의 지지율이 서서히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후보 단일화는 3월이 유력시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월 초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결정된 이후 단일화를 못 박았다. 선거를 앞두고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면 현재의 흐름과 완전히 다를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