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검증위원장 "이번 보선은 성추행 심판"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지난해 4월 '오거돈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힘 예비후보 9명이 25일 예비경선 티켓을 따기 위한 '심층면접'을 받았다.
후보 난립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이 있었던 만큼 누가 예비경선을 통과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면접 하루 뒤인 26일 예비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 국민의힘, 부산 보선 후보자 9명 면접
이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부산시장 보선 예비후보를 상대로 면접을 진행했다.
공관위는 이날 오후 부산시당 당사 5층에서 김귀순, 박민식, 박성훈, 박형준, 오승철, 이경만, 이언주, 이진복, 전성하(가나다 순) 등 예비후보들 대상으로 순차적 면접을 마쳤다.
이날 면접 결과를 토대로 부산시장 예비경선에 진출할 후보군을 26일 확정한다.
정점식 후보 검증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공관위원들이 9명의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을 심사한다.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부산시민 목소리로 묻겠다"며 "후보들은 부산의 미래를 이끌 정책과 비전을 소상하게 말씀해 주면 되겠다. 부산시장 보선은 아시다시피 민주당 출신 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선거다. 현명하신 부산시민들이 명명백백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주실 것으로 믿는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모든 후보 역량을 발산해서 올바른 시민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한 공천 심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 압박 면접에 ‘비지땀’ 흘린 후보들…면접 후 ‘말말말’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이 면접을 마치고 기자들과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박성훈 후보는 경제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그는 "가덕 신공항 건립 관련 총괄을 담당했었다. ‘최근 여당에서 ‘가덕도 카드’를 상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후보‘라고 자부한다"며 "가덕도 신공항 건립 관련 부정적인 메시지를 던진 최근 당 지도부도 부산 시민들의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열망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후보는 최근 독보적인 선두를 유지하는 데 따른 후보들 간 견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여론조사가 높게 나오는 이유, 타 경쟁 후보 견제에 대한 입장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몇 가지 제기된 문제에 대해선 분명히 말했다. 공직 생활을 하면서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고, 한점 부끄러운 생활을 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정정당당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언주 후보는 "25일 김종철 정의당 대표 성추문 사퇴를 보면 도덕성 검증이 필요하다. 당에다 문제를 제기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본다. 네거티브 심하다고 하는 건 왜인지 잘 모르겠다. 검증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부산에 와서 정치를 하지 않았다. 부산에 정치적 빚이 없다. 기존 프레임에 벗어나 깨끗하고 공정한 시정 그리고 이해관계가 점철된 게 아닌 시민들만 바라보는 시정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복 후보는 "지방행정과 중앙행정을 한 경험이 있다. 1년3개월 기간의 시장 임기를 수행하기엔 여유가 없다. 이에 정치 현장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저력있는 사람이다. 시정 이끌 수 있다. 이런 점을 시민들도 높게 사고 있다"며 "‘가덕도 이슈’를 두고 당내 불협화음이 나고 있지만 지금보다 나아진 전략을 펼친다면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누가 예비경선에 뛰게 될까
국민의힘에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박형준 후보를 가장 유력한 예비경선 진출자로 보고 있다. 다만, 1위 자리가 공고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쟁 후보들의 공세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이날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면접’에 앞서 이언주와 이진복 후보 측은 박 후보의 무고 교사 의혹을 제기하며 공관위에 검증을 공식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박 후보가 2012년 총선 당시 유재중 전 의원과 관련한 성추문을 거짓으로 퍼트렸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앞으로 예비경선에 이어 본선 진출까지 ‘경선 내홍’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박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 간 ‘원팀’을 이끌 수 있을 지에 대한 ‘리더십’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여론조사 추세만 보면 이언주 후보도 예비경선엔 무난히 입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연일 ‘박형준 비판’으로 박스권에 갇힌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행보에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최근 정점식 검증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공관위의 결정으로 후보 박탈까지 포함된다"고 밝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다만, 25일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성추문 사퇴’와 함께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만들어진 이번 보선판에 여성 후보로서 강점을 활용한 군불을 다시 지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박성훈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정치신인 1명을 포함시키는 '신인 트랙'이라는 경선룰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현직 국회의원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져 본경선에서도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평도 받는다.
이진복 후보는 행정가 출신에 3선 의원 출신 정치인이라는 자신만의 화려한 이력을 내세워 가장 먼저 보선 출마선언을 했다. 아직은 지지율이 낮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후보군이 좁혀지는 예비경선을 통과할 경우 그간의 경험을 살려 지지율 반등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