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취임식 후 공식업무 시작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한국거래소가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제7대 신임 이사장으로 맞이한 가운데 손 신임 이사장을 향한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손 이사장이 내년으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시장에 산적한 숙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손병두 제7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전날부터 3년 임기의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 18일 거래소는 서울 사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단독 추천된 손 이사장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손 이사장은 전날 부산에 위치한 본사에서 취임식을 진행한 후 본격적으로 업무에 들어갔다. 손 이사장의 임기는 2023년 12월까지다.
손 이사장이 금융정책 전문가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금융당국과 시장의 가교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따른다. 손 이사장의 전문 경력이 뒷받침 돼 역대 거래소 이사장 중 자본시장 감각과 실무 노하우가 가장 잘 갖춰진 인물이라는 판단이다.
손 이사장은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 국제 금융과장을 지냈다. 지난 2013년부터는 금융위원회로 자리를 옮겨 공적자금관리위 사무국장을 맡았다. 당시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을 통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주요 자회사를 매각하는 등 공적을 남겼다.
이후 금융서비스국 국장,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금융위 부위원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이에 기재부와 금융위 등을 거친 금융정책 전문 경력을 시장에 녹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손 이사장에게는 임기 초반부터 녹록지 않은 금융시장 상황과 더불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있다. 지난 11월 1일 정지원 전 이사장의 임기만료 후 이사장 공백이 한달 이상 지속된 점은 더욱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어진 숙제는 '자본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세' 만들기다. 당장 올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며 3000포인트를 바라보고 있는 만큼 증시 건전성 강화와 파생상품시장 확대, 대체거래소 도입, 글로벌 경제력 강화 등의 임무가 주어진 상황이다.
올해 시장에는 동학개미(코로나19로 인한 하락장세에 주식을 저가매수한 개인투자자) 열풍으로 유동자금이 많이 들어왔으나 단기 테마성 종목에 자금이 편중돼 있어 시장 성장을 위한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
손 이사장 역시 이를 염두에 둔 채로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손 이사장은 전날 열린 취임식에서 "기업의 혁신과 도전을 선도하고,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공정한 자본시장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시장 규율 회복 등도 쌓여있는 숙제다. 내년 3월부터 재개 되는 공매도 제도와 관련한 정비를 비롯해 시장 진입 및 퇴출 심사 기능 강화 방안을 고안해내야 한다.
IPO시장에서는 과열을 막고 제도 개선을 통해 투자자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증시에 뛰어든 수십만 명의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여러 대책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선임 전부터 거래소 노조가 문제삼아 온 관피아(관료+모피아)논란을 해소해야 한다. 거래소 노조 측은 손 이사장의 선임을 두고 '관피아의 낙하산 인사'라며 천막농성을 이어온 바 있다. 이에 거래소 조직을 빠르게 융합하기 위한 방안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 이사장은 전날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직후 먼저 해결할 일들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손 이사장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창업 지원과 반값 공유오피스 제공, 상장 컨설팅과 공시 교육 등 기업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그 동안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던 중소 혁신기업 대상 증권분석센터를 설립해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공정한 자본시장을 만들고 시장인프라 선진화 및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경영혁신을 통해 한국거래소의 경쟁력 역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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