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김종인에 "전 정부 탓하기 전 '文정권 탄생'부터 사과" 직격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7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보다 문재인 정권 탄생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 원내대변인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내가 이러라고 대통령 만들어준 줄 아는가' 이 한 마디 기다렸는데"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유죄 판결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당 원내지도부의 일원인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으로, 문재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지난 6일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 청년당 '청년 국민의힘' 창당대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일각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데 그대로 (대국민) 사과를 진행할 생각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그거는 내가 여기 국민의힘에 처음 올 때부터 예고했던 사항인데 그동안 여러 가지를 참작하느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기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째 되는 오는 9일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사과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배 원내대변인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이번 주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꼭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기사가 도는데 잠시 인지 부조화(가 왔다)"며 "아찔하다. 이미 옥에 갇혀 죽을 때까지 나올까 말까 한, 기억이 가물가물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겠다면 문재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야 맞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나라 헌정사를 뒤엎고, 국민 삶을 뒤엎는 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으로서 '내가 이러라고 대통령 만들어준 줄 아는가' 이 한 마디를 뜨겁게 기다렸다"며 "시정연설 당시 당당한 척 국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껏 꾸중해 주실 거라 기대했다. 우리 원내대표가, 그것도 국회에서 청와대 경호원에게 수모를 겪었던 바로 그 날. 2020년 오늘 우리가 어느 지점에 분노하고 있는지 비상시를 맡은 김 위원장은 현실 인식의 용기와 지혜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요청으로 민주당 비대위원장 겸 선대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을 제1당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 선거 이후 민주당은 전국단위 선거를 모두 승리하면서 21대 총선까지 4연승을 달렸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지금은 김 위원장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할 때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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