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조이기 나선 은행들…"연말 리스크 관리"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이 5조 원 가까이 급증한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과 우대금리 축소를 통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대출금리 인상 우대금리 축소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은행권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신용대출이 지난달 5조 원 가까이 급증하면서 가계대출 총량과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3일부터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의 고신용자 대상 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상 후 금리는 신용대출 2.33%, 마이너스 통장대출 2.83%다.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한 대출 속도 조절 차원으로, 대출 상품에 우대금리를 통한 금리 감면 자체가 없기 때문에 기본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이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금리대출 등은 이번 금리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월세보증금대출 금리도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금리 인상은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한 대출 속도 조절 차원"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상도 시작됐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 11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6925억 원으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우리은행은 일부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은 급여이체, 결제실적, 오픈뱅킹 가입시 우대하던 금리를 일제히 축소했다. 사실상 대출금리가 인상된 것이다.

우리은행은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 최대 0.60%포인트에서 0.30%포인트 △우리 금융인클럽 0.70%포인트에서 0.10%포인트 △우리 신세대플러스론 0.60%포인트에서 0.10%포인트 △우리 로얄클럽 0.60%포인트에서 0.10%포인트 등으로 낮췄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30일부터 올원직장인대출과 올원마이너스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3%에서 0%로 없앴다.

하나은행은 대출 상품별 한도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다만,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현재로선 금리 조정을 검토하진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의 금리 인상은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 11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6925억 원으로 10월보다 4조8495억 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시행했다. 규제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며 신용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 대출이 급증해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과 리스크 관리 등이 필요해 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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