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부담에 연말 인사 안갯속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부담이 커지면서 연말 인사가 제때 실시될 수 있을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오후 2시 5분부터 진행된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출석했다. 오후 1시 35분쯤 법원에 도착한 이재용 부회장은 재판에 대한 심경, 삼성준법감시위원회 활동, 전문심리위원단 의견서 제출을 어떻게 보고 있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출석은 이달에만 세 번째다. 지난 9일과 23일에도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어 재판에 출석했다. 일주일 후인 다음 달 7일 공판까지 합치면 한 달 동안 네 번이나 재판에 참석하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사법리스크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삼성' 경영에 속도를 내야 하는 시점이지만, 재판 일정으로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 외에도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도 받게 될 예정이다. 내년 1월 두 번째 공판기일이 예정된 이 재판의 경우 최종 판결까지 최소 2~3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연말 임원인사 시점도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은 통상 12월 첫째 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뒤 후속 임원인사를 공개해왔으나, 사법리스크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에도 사법리스크로 인해 인사가 해를 넘겨 올해 1월에야 인사를 단행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올해도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측은 임원인사 시점과 관련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법리스크가 인사 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주요 임원들이 재판에 연루돼 있어 큰 폭의 인사가 어려워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법리스크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미·중 무역 전쟁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도 '안정' 쪽에 무게가 실리게 하는 요인이다. 물론 이번 인사가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인사인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 안정보단 변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연말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다. 재판 도중 승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대내외적 경영 안정을 위해 회장 공백을 길게 두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5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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