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유아가 서울에 집을? "미성년자 76% 임대용으로 주택 샀다"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산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의 76%가 임대 사업을 하기 위해 집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서울서 주택 매입한 10명 중 4명 '임대 목적'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산 10명 중 4명은 자신이 실거주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려고 집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만 19세 이하 미성년자의 경우 76%가 임대 사업을 위해 집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시의 약 60만 건 주택 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집을 산 45만5930명 가운데 42%인 19만1058명이 임대 사업을 하기 위해 집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6일 밝혔다.

소병훈 의원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다주택 임대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8년 이후 서울에서 집을 구매한 미성년자 430명 가운데 76%인 328명이 임대 사업을 하기 위해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역시 임대 사업을 하기 위해 집을 산 이들이 전체 1만1914명 중 7122명(60%)에 달했다.

소병훈 의원은 임대 사업을 하기 위해 집을 구매하는 다주택 임대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정한 기자

2018년생인 만 2세 유아가 서울에 주택을 구입한 사례도 4건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주택 구입 목적을 임대용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2016년생(만 4세) 주택 구매자 9명 중 8명, 2006년생(만 14세) 매수자 29명 중 25명이 서울에 산 집을 임대하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30대 이상일수록 직접 살기 위해 집을 산 비율이 높았다. 서울에서 집을 산 30대는 12만4358명 가운데 55.2%인 6만8653명이 본인이 입주하기 위해 집을 샀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주택 구매자의 경우 집을 임대하기 위해 집을 샀다는 비율이 38.5%로 전체 세대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병훈 의원은 "정부가 어린 나이부터 부모의 도움을 받아 부동산 투기와 임대 사업을 시작한 '금수저 임대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집이 없는 청년·무주택자의 상실감과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들이 느끼는 주거 불안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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