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58억 원 적자…점포 구조조정에도 수익성↓
[더팩트|이민주 기자]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분위기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랄라블라의 수익성 제고라는 과제를 떠안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이 조 사장을 투입해 '랄라블라 살리기'에 나섰으나, 올해도 부진한 실적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랄라블라 상반기 매출이 되레 급감하고 누적 적자도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랄라블라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584억 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95억 원으로 적자 폭은 14억 원 늘어났다.
랄라블라는 수년째 연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랄라블라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1682억 원, 영업적자는 158억 원이다. 지난 2018년 영업적자는 254억 원이며, 2017년에는 랄라블라를 포함한 기타 부문이 592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허연수 부회장이 지난해 조윤성 사장을 랄라블라 구원투수로 앞세웠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말 대대적인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모든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연계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유닛(BU)'을 신설하고 수장 자리에 조 사장을 앉혔다. 플랫폼 비즈니스 유닛에는 GS25, GS THE FRESH(구 GS수퍼마켓), 랄라블라 등 오프라인 점포가 포함됐다.
허연수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인 랄라블라를 맡게 된 조 사장은 곧바로 랄라블라 대수술에 들어갔다.
먼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점포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그 결과, 랄라블라 매장 수는 지난 2017년 180개에서 최근 112개로 줄어들었다. 지난 2018년에는 168개, 지난해 140개로 매년 문을 닫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남은 4개월 동안 6개 매장을 추가로 정리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같은 기간 헬스앤뷰티 스토어 전체 매장이 200개 이상 늘어난 것과 상반된 결과다. 국내 헬스앤뷰티 스토어 매장 수는 지난 2017년 1350여 개에서 1540여 개로 늘어났다.
조 사장이 남아있는 매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랄라블라는 지난 3월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랄라블라는 딜리버리히어로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미용소품 등 100여 종의 다채로운 상품들을 요기요 앱으로 판매하고 있다. 서비스 점포는 신촌, 홍대, 잠실, 신림 등 서울시 주요 상권 5개다.
이런 노력에서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타사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1~4월 국내 헬스앤뷰티 스토어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를 조사한 결과, 랄라블라가 전체 3개 업체 중 3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뉴스,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카페 등을 분석해 건수로 호감도 및 관심도를 조사했다. 이 기간 1위 올리브영 관련 건수는 22만7623건, 롭스 7만2702건이었다. 3위 랄라블라 관련 건수는 5383건에 불과했다.
올해 실적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 업계가 추정하는 올해 랄라블라(H&B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1% 감소한 1154억 원, 영업손실은 178억 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름을 왓슨스에서 랄라블라로 바꾼 이후 시장에 새 브랜드를 각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다"라며 "더욱이 매년 점포 수까지 줄어들면서 업계 1위 올리브영과 매장 수마저 10배가 차이 나게 됐다. 그만큼 브랜드 홍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편의점 부문을 이끌며 GS리테일과 GS25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조 사장이지만, 플랫폼 비즈니스 BU장을 맡은 이후 점포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했던 새로운 경영 전략은 그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