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가·저가 아파트값 격차 좁혀진다, 왜?

서울의 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 속도가 고가 아파트값 상승 속도보다 빨라지면서 고가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2년 새 서울 고가 아파트 21.5%↑·저가 아파트 37.8%↑

[더팩트|윤정원 기자] 서울의 저가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매섭다. 고가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서울에서만 줄어드는 추이다.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4.37로, 1년 전(4.62)보다 0.25 내려갔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뜻이다.

전국에서 최근 1년 사이 5분위 배율이 떨어진 곳은 서울뿐이다. 서울 아파트 1분위(하위 20%) 평균가격은 1년 전보다 19.5%(7028만 원) 상승한 4억3076만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 4억 원을 돌파한 뒤 불과 2개월 만에 6.8%(2747만 원) 더 뛰었다.

5분위(상위 20%) 평균가격은 1년 만에 12.9%(2억1527만 원) 오른 18억8160만 원으로 조사됐다. 고가 아파트값이 12.9% 오른 1년 동안 저가 아파트값은 19.5% 상승한 것이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상위 20% 평균가격이 21.5%(3억3350만 원) 오르는 사이 하위 20% 평균가격은 37.8%(1억1813만 원) 올랐다. 저가 아파트값 상승 속도가 고가 아파트값 상승률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 저가-고가 아파트값 격차는 더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더팩트 DB

서울을 제외한 이달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의 5분위 배율은 7.89로 조사됐다. 2010년 1월(7.91)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아파트 5분위 평균 가격은 8억6630만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24.2%(1억6857만 원) 올랐다. 반면 1분위 평균 가격은 1억983만 원으로 1년 전과 같은 수준(0.0%·-4만 원)을 유지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저가 아파트(1분위)값이 5.2%(607만 원) 내리는 사이 고가 아파트(5분위)값은 34.1%(2억2039만 원)나 뛰어 가격 격차가 더 벌어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의 경우 외곽 지역의 저렴한 아파트도 가격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면서 "최근 20∼30대가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나서면서 중저가 아파트를 다수 매입하고 있어 서울 내 저가-고가 아파트값 격차는 더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garde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