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내수 무너지면 답 없어" 완성차 업계, 노심초사

20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직원이 지난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더팩트 DB

코로나19, 하반기에도 자동차 업계 발목 잡나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자동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업장 셧다운, 시장 침체로 인한 판매량 감소 등 상반기 악재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40대 A 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근무하면서 구내식당을 이용했으며, 셔틀버스를 통해 출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 판정을 받은 건 지난 15일이다.

휴무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데다 이후 기아차가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방역 조치를 취하면서 현재 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접촉자에 대한 조사와 후속 관리도 별문제 없이 이뤄졌다.

가동 중단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기아차 입장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셧다운 공포가 다시금 떠오르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완성차 업체부터 부품 업체까지, 코로나19 탓에 연쇄적 피해를 입은 자동차 업계는 이번 코로나19 감염 재확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아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들은 우선 사업장 내 확진자 발생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모든 대면 회의를 중지하고, 체온 측정·마스크 착용·출입 관리 등 기존 사업장 내 방역 체계가 느슨해지지 않았는지 재점검하며 긴장도를 높였다.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서는 사업장 피해와 하반기 실적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영무 기자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우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하고, 출장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출퇴근과 관련된 조정도 적극 권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기존에 시행하고 있었던 출근 시간 자율제를 직원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업장 내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자동차 업계를 둘러싼 불안감은 당분간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업황 회복을 기대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불확실성을 걱정하는 업체들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지고 있다.

지난달 완성차 5개사의 국내외 판매는 61만216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감소했다. 다만 국내 판매는 14만4422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1% 증가하며 실적을 뒷받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 판매는 46만7744대로 1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은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 부진 등에 시달렸다. 그나마 국내 판매가 안정돼 버티고 있었던 것"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내수 시장이 흔들린다면, 업체들이 하반기 판매 전략을 세우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업체들은 해외 생산 및 판매 회복을 기대하는 동시에 단기적으로 온라인 비대면 마케팅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날 한국GM은 비대면 판매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쉐보레 'e-견적 상담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아차는 전날(18일) 4세대 카니발의 론칭 발표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비대면 마케팅을 시작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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