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vs 신세계' 해운대 특급호텔 대전 승자는?

롯데호텔 시그니엘부산이 오는 6월 17일 부산 해운대 앞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 개관한다. /롯데호텔 제공

올 여름 롯데·신세계 호텔 개장…'지역 호텔 경영난 부추긴다' 우려도

[더팩트|한예주 기자] 유통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올해 나란히 부산 해운대 지역에 특급호텔을 개장하며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오는 6월 17일 해운대 엘시티에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엘 부산'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는 해운대 지역에 7년 만에 등장하는 신규 럭셔리 호텔로, 부산 지역 최고층 빌딩인 엘시티 3~19층에 들어서게 된다.

총 260실 규모인 이곳은 탁 트인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는 '파노라믹 오션뷰' 객실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모든 객실에 마련된 발코니에서는 호텔 앞에 펼쳐진 해운대 해수욕장과 인근 동백섬의 전경까지 조망 가능하다. 객실 내부는 전 세계 럭셔리 호텔을 담당해온 디자인 명가 HBA 그룹이 푸른 바다를 테마로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시그니엘 서울과 시그니엘 부산이 올 하반기 국내 여행을 쌍끌이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그니엘 부산은 해운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관광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그니엘 부산과 직선거리로 500m 차이가 나는 신세계조선호텔도 옛 노보텔앰배서더부산을 5성급으로 리모델링하며 올해 7~8월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객실 수는 330여 개 규모로 해운대에 선보일 새로운 브랜드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해운대 백사장 끝자락에서 운영 중인 부산 웨스틴조선호텔도 일부 노후시설을 바꾸는 소규모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신세계는 노보텔앰배서더부산과 웨스틴조선호텔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옛 노보텔앰배서더부산을 리모델링하며 오는 7월 중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두 호텔이 일정 변동 없이 개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해외여행에 부담을 느낀 국내 관광객들이 제주에 이어 부산을 많이 찾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호텔업황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서울 시내 주요 특급 호텔의 객실점유율은 60~70%에서 10~30%로 곤두박질 친 상황이다. 국내 확산 속도는 진정됐으나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 되면서 상반기 해외 비즈니스 수요 확보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다.

하지만 제주와 부산을 찾는 고객들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이달 초만 해도 부산 지역 호텔 예약률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10%대에 불과했지만 이달 말부터 5월 초까지 황금연휴 기간 예약률은 이미 60%를 넘어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은 내국인, 특히 가족 고객이 대부분이라 국내 관광 수요만 회복되면 빨리 정상화될 수 있다"며 "'호캉스'(호텔 바캉스) 열풍으로 호텔을 찾는 관광객 수요가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해운대 호텔 사업 진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해운대해수욕장 해변을 따라 10여 개의 호텔이 밀집한 데다 분양형 호텔을 비롯한 크고 작은 호텔들이 속속 오픈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의 진출까지 더해질 경우 지역 호텔들의 경영난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해운대에만 22개 관광호텔이 있는데 객실 수 기준으로 부산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콘도미니엄을 제외한 시내 전체 호텔 객실 1만1000여 개 가운데 3600여 개가 해운대에 몰려 있는 것이다. 이미 해운대그랜드호텔이 경영난에 23년 만에 폐업을 결정하면서 호텔업계의 우려가 현실화하기도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부산 지역에 호텔들이 많이 들어서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신규 호텔 진입이 반갑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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