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D-DAY…애경·HDC 2파전 변수 가능성은?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최대어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이 7일 오후 2시까지 이뤄진다. /더팩트 DB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향방 '촉각'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최대어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본입찰이 오늘(7일) 진행된다. 사실상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등 양강 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유력 대기업의 등장 등 막판 변수를 놓고 항공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금호산업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마감은 오후 2시다. 이날 참가자들이 제시한 가격과 운영 역량 등을 검토한 뒤 우선협상대상자 1곳이 정해지는 일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보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1~2주 정도 소요된다"고 밝혔다.

본입찰은 사실상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당초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이 내려진 직후 SK·롯데·CJ·GS 등 대기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인수 의향이 없다는 사실이 재차 강조되며 후보에서 빠진 상태다.

애경은 제주항공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로 키워냈다. 항공사 경영 경험 면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전략적투자자(SI)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협업해 실탄도 확보했다. 애경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게 된다면 제주항공과의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며 대규모 항공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은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손을 잡아 자금력 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자산 총액도 10조 원을 넘겨 애경의 약 2배에 이른다. 다만 항공업 경험이 없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내는 데 역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된다면 기존 면세점·호텔 사업 등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항공업 시너지를 내세운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자금력을 앞세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더팩트 DB

이번 본입찰의 변수로는 대기업의 '깜짝 참여'가 꼽힌다. 인수 후보 중 최약체로 평가받던 사모펀드 KCGI가 SI로 대기업의 손을 잡고 본입찰에 참여하는 가능성이다. 실제 KCGI는 유수 대기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황에 따라 3파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유찰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대기업이 참전할 수도 있다. 다만 대기업들이 불참 의사를 밝힌 데다 애경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의지가 강해 유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도 한꺼번에 매각하는 '통매각'이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2조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약 4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구주 인수대금에 8000억 원 이상의 신주 발행액, 더불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야 한다.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본입찰에서 각각 2조 원가량을 써낼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은 본입찰에 이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 과정을 거쳐 올해 안에 반드시 매각 절차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막판까지 이해당사자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한 문제라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다만 의지가 강한 후보 간 대결이라는 현 상황이 유지되면 인수 절차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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