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의원 이례적 삭발…'보수 여전사'의 강력한 투쟁 선언
[더팩트ㅣ국회=허주열·문혜현 기자]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정권을 향한 강력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 의원은 여성 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 직후 '삭발식'까지 진행하며 강력한 투쟁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아집과 오만함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타살됐다"며 "특검과 반칙, 편법과 꼼수, 탈법과 위법이 난무하는 비리 백화점의 당당함에 (국민적) 분노가 솟구침에도 불구하고 그를 보란 듯이 장관 임명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조 장관 임명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조국을 향한 분노는 문 대통령을 향한 분노가 되어 가고 있다. '이게 나라냐'며 들었던 국민 촛불이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사태로 86운동권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조국과 그 주변 세력을 보면서 운동권 세력이 괴물이 되어버렸음을 목격하고 있다. 시대착오적 수구세력이자, 국가 파괴세력이다. 나와 다르면 부수는 파시즘 독재를 향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을 향해 ▲조국 장관 임명 철회 및 대국민 사과 ▲청와대 민정라인 교체 ▲검찰 수사 불개입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 의원은 '문재인 정권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미로 삭발을 진행했다. 이 의원의 기자회견과 삭발식은 정태옥·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과 수십명의 취재진이 참석해 끝까지 함께 했다.
삭발을 마친 이 의원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대한민국이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역사 속에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진정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이름 없는 수많은 국민의 뜻을 이렇게 짓밟고 묵과해선 안 된다. 어느 쪽 진영에 있든 최소한의 보편적 양심과 기본적 역사의 발전을 믿고 그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삭발 투쟁은 주로 노동계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 강력한 투쟁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정치권에서도 유사한 의미로 과거 일부 남성 의원들이 삭발식을 하기도 했다.
여성 의원의 삭발은 2013년 11월 당시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 심판 청구에 대한 항의 표시로 소속 의원들이 단체 삭발을 하면서 여성 의원인 김미희·김재연 의원이 삭발을 한 이후 이 의원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