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 신사업 본격 추진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5대 미래 신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낙점한 '신(新)에너지' 분야 경쟁력 제고과 더불어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개발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북미 상업용 태양광발전소에 연계, 실증사업 시행과 더불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분산발전 사업 모델 발굴을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ESS란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치로 송·배전, 가정 및 산업용 등 다양하게 활용돼 전력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고, 전력 수급 안정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신재생에너지 사업 파트너사로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에서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한 에너지 솔루션 기업 OCI를 낙점하고,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 실증 및 분산발전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자체 개발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를 한국 공주시와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OCI 태양광발전소에 설치해 양사가 함께 실증 분석과 사업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사는 북미지역과 국내 전력정책에 최적화한 분산발전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발전사업자, 전력 유틸리티 사업자 등 지역 관련 사업자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이번 MOU 체결은 정 수석부회장이 추진하는 그룹 미래 사업 로드맵과 맥을 같이 한다. 정 수석부회장은 차량 전동화와 스마트카, 인공지능(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을 그룹의 5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완성차 제조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미래 에너지 사업은 수소전기차와 AI 기반 자율주행기술 등과 더불어 각별하게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현대차의 신에너지 사업 시발점인 ESS는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 전력저장원으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접어든 전기차 시장과 동반성장이 기대되는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 개발 및 사업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에는 재활용 배터리 ESS 개발 가속화 및 사업성 확보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으로 꼽히는 핀란드의 '바르질라'와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현대제철 사업장에 1MWh 규모의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ESS의 구축을 완료하고 실증사업을 전개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제주도, 경상북도와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자원순환체계를 구축하고 연관 산업 육성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은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문제를 가장 친환경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가 ESS다"라며 "이번 협업을 통해 기술력 증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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