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 등 타격 가시화…국내 기업 '반사이익' 수혜
[더팩트|이민주 기자] 지난달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일본 유통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매운동의 열기가 사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2일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업체들의 고민도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직격탄 맞은 일본 제품·기업···합작사 많은 '롯데' 곤혹
유통업계에서 대표적으로 불매운동의 표적이 된 곳은 유니클로다. 한국에서 유니클로, GU, 띠어리 등을 운영하는 FRL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 롯데쇼핑이 각각 51%, 49%의 지분으로 설립한 회사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당 회사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의 상당수가 일본 본사로 흘러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매 대상 리스트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 지난 8년 간 유니클로 일본 본사로 흘러간 돈은 자그마치 3492억 원이다.
여기에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임원이 지난달 "한국의 일제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실적 내림세는 더욱 짙어졌다. 두 차례에 걸친 회사 측의 사과도 이렇다할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로 서울 종로구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종로3가점)은 불매운동 확산 이후 최근 '임대' 현수막까지 붙었다.
일본 맥주도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었다. 일본 맥주 판매량은 불매운동이 시작된 첫 주(7월 3~10일) 최대 23%까지 줄었다. 7월 한 달 기준으로는 최대 64%까지 줄었다.
일본 맥주 판매 감소세는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 판매처의 구분 없이 뚜렷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에 비해 64% 감소했다. 불매운동이 초기(7월 1~10일) 18.6%였던 CU의 일본맥주 판매 감소량은 지난달 51%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세븐일레븐 일본 맥주 판매량도 전월에 비해 33% 줄었다.
일본 담배도 휘청였다. 고객 '충성도'가 높아 불매운동의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본 담배 판매율도 소폭이지만 감소했다. 담배업계는 국내에서 카멜, 세븐스타 등 23개의 궐련 담배를 판매하는 JTI 판매율이 1%가량 줄어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담배시장의 경우 1%의 감소율은 매우 큰 추락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기업과의 합작사 비중이 높은 롯데그룹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롯데인 롯데홀딩스와 지분구조가 얽혀있는 롯데 계열사까지 불매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겪고 있다. 롯데그룹이 일본기업과 합작해 만든 회사는 FRL코리아를 비롯해 무인양품, 롯데미쓰이화학, 롯데엠시시,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롯데JTB 등이다. 여기에 호텔롯데 역시 일본 기업들이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가세···'사지 않는다'에서 '팔지 않는다'로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불매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편의점 4사(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수입 맥주 할인 대상 품목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했으며, CU와 롯데마트는 일부 일본 맥주 발주를 중단했다.
중소마트의 불매운동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에 따르면 산하 회원사 3500여 곳이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 외에도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점은 대형마트 중 최초로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하나로마트 창동점은 일본산 제품 100여 종을 판매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식품업계와 화장품업계의 경우 일본 원료 국산화 정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에 들어간 극미량의 일본산 미강 추출물의 국산화 계획을 밝혔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일본산 향료를 다른 지역 원료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오뚜기는 수입해서 판매하던 일본 주스 완제품 발주를 중지했다. 서울우유도 일본의 치즈 브랜드(롯코버터주식회사)와 유통 계약 종료를 검토 중이다.
화장품업계도 화장품에 들어가는 일본산 향료를 국산으로 바꾸는 등 거래선 다변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이 유통업계는 원료 국산화가 장기적으로 기업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나 국산 원료로 대체할 경우 기업에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반사이익' 기대···'애국 마케팅'도
유통업계 전반으로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국내 기업이 거둘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는 맥주 업계가 꼽힌다. 지난달 이마트 국산 맥주 매출은 전월에 비해 13.7% 신장했다. 7월 CU와 세븐일레븐 국산 맥주 판매량도 전월보다 각각 7.2%, 4.3% 늘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테라 맥주 판매량이 늘어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이를 일본맥주 불매운동이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본다. 국내 맥주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의류, 생활, 문구 분야에서 대체 브랜드도 떠오른 기업들 역시 매출이 오르며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7월 중(1~22일)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BYC 보디드라이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59% 늘어났다. 직영점 BYC 심리스 속옷 매출도 전년 대비 547% 성장했다.
애국 마케팅을 동원한 국내 SPA 브랜드 탑텐(신성통산), 스파오(이랜드월드)도 판매량 증가를 이뤄냈으며, 무인양품 대체 브랜드로 언급된 자주(신세계인터네셔날)도 매장별 매출이 최대 36%까지 오르고 거래건수도 45%까지 증가했다.
7월 중(4~18일) 모나미 공식 온라인몰 문구류 매출은 전월 동기에 비해 359.2%나 늘어났으며, 불매운동 기간 모닝글로리도 1~27일까지 대리점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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