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는 안전보장 문제" 선 긋기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국회 방일단이 일한의원연맹 의원들을 만나 오찬을 함께 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주요 현안과 관련해 의견 일치를 보진 못했다.
31일 서청원 의원을 단장으로 여야 의원 10명으로 꾸려진 방일단은 이날 도쿄에 위치한 호텔에서 집권 자미낭의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등 일본 의원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약 1시간 50분 동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비롯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문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을 놓고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카가 의원은 이날 오찬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현재 한일관계가 가장 곤란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공동의 인식을 가지고 이제부터 한일관계 개선에 전력을 다하자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연이어 중단되고 있는 양국간 문화 및 스포츠 교류 등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인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1965년 한일조약에 기반해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데 일본 국민도 정부도 공통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한국 정부 스스로 처리하는 게 해결책이라고 (국회 방일단에) 전달했다"고 했다.
수출규제 조치를 놓고서도 일본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수출관리 문제는 징용이나 역사 문제와는 달리 안전보장 문제로 제대로 무역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수출관리) 논의가 투명하게 되길 바란다는 생각에 한국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누카가 의원은 오찬에서 한국 의원들이 백색 국가 제외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그것은 일본 정부가 하는 일로 (일한의원연맹이) 직접 하진 않는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방일단은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2인자로 꼽히는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면담을 8월1일 11시30분으로 연기해 진행할 예정이다. 방일단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주일본대사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이날 5시로 계획됐던 면담은 자민당 측의 요청으로 연기됐다.
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자민당 측이 국회 관련 대책회의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면담 연기를 요청해왔다"고 부연했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5일까지 일본 국회가 열리는 시기다.
당초 이날 오찬 회동 이후 한일 의원 간의 공동 성명 발표가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서청원 의원에 따르면 한일 의원이 같이 한 부분을 4~5개 항목 정도로 발표할 것이고 시기는 다음날인 8월1일, 발표는 양국 의원들이 각자 하는 것으로 정했다. 서 의원은 "양국 관계가 엄중하다. 우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혼할 수 없는 사이"라며 "서로 같이 가야 한다. 미래를 위하 한국 국민들의 많은 것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실제 어떤 결론이 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