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5% 인수…신남방 진출 가속화
[더팩트ㅣ지예은 기자] KEB하나은행이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에 1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2대 주주로 등극한다. 이로써 하나은행은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에 진출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베트남 국영 상업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를 인수하는 계약을 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BIDV는 신주를 발행하고, 하나은행은 이를 총 1조249억 원에 인수한다.
BIDV는 지난 1957년 설립돼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지분 95.3%를 보유한 곳으로 증권사, 리스사, 보험사, 자산관리회사 등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자산이 66조3000억 원, 순이익은 3809억 원에 달한다.
BIDV는 대출자산의 70% 이상이 기업대출로 성장성 잠재력이 높은 소매금융 확대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물색하던 중 PB를 중심으로 한 소매금융과 디지털 뱅킹, 리스크 관리에 경쟁력을 보유한 KEB하나은행을 전략적 투자자로 선정했다.
또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기업금융에 편중된 BIDV의 자산 구성을 소매금융 중심으로 개선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하나은행의 리스크관리 기법을 적용해 투자이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그간 하나은행은 베트남에서 하노이, 호치민 2개 지점을 통해 주로 한국계 기업 위주의 영업을 해왔다. 이번 지분 투자로 BIDV가 보유한 베트남 전역 1000여 개의 지점과 사무소, 5만8000개에 달하는 ATM 등 방대한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BIDV는 매년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여 현 상태로도 안정적인 배당과 자본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라며 "현지 금융당국의 외자유치를 통한 금융시스템 선진화 정책과 BIDV의 유상증자 전략이 맞물려 하나은행 투자가 이뤄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