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성능·연비·환경' 다잡았다…세계 최초 CVVD 개발

현대·기아자동차가 엔진의 종합적인 성능을 높여주는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차에 적용한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CVVD 어셈블리. /이성락 기자

현대·기아차, CVVD 개발 위해 4년 동안 200명 투입

[더팩트ㅣ일산=이성락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엔진의 종합적인 성능을 높여주는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CVVD는 운전 상황에 따라 성능 영역이 중요할 때는 성능을, 연비 영역이 중요할 때는 연비에 유리하도록 밸브 듀레이션을 바꿔주는 등 133년 가솔린 엔진 역사에 큰 획을 긋는 기술이라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3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신기술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CVVD 기술을 소개했다.

CVVD 기술은 지금까지 부분적으로만 가능했던 엔진 밸브 열림 시간 제어를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기술이다. 상충 관계인 엔진의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향상하면서 배출가스까지 줄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주성백 파워트레인1센터장(상무)은 "현대·기아차는 1984년 파워트레인센터 설립 후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동안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현재는 과거보다 시장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새로운 모빌리티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했고, 그 결과물이 CVVD"라고 말했다.

자동차의 엔진은 흡입·압축·팽창·배기 등 4단계 과정을 통해 연료를 연소시켜 동력을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흡기와 배기가 통과하는 관문인 밸브의 열리고 닫히는 시점과 깊이를 주행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가변 밸브 제어 기술들을 통해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높여왔다.

이날 현대·기아차는 'CVVD가 얼마나 대단한가'라는 질문에 "엔진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밸브가 열려 있는 기간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기존 엔진들은 연비와 성능의 절충점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CVVD 기술은 연비 주행, 가속 주행 등 운전 조건 별로 밸브 듀레이션을 길거나 짧게 제어해 연비와 성능을 같이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성백 파워트레인1센터장(상무)이 3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신기술 미디어 설명회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하경표 가솔린엔진2리서치랩 연구위원은 "열고 싶을 때 열고, 닫고 싶을 때 닫을 수 있는 밸브 기구를 고안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CVVD는 절충에 의해 밸브 타이밍이 결정되지 않고 아킨슨, 오토, 밀러 사이클을 모두 구현할 수 있어 성능 4%, 연비 5%를 향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CVVD 기술이 적용된 엔진은 출력이 적게 필요한 정속 주행 시에는 흡기밸브를 압축 행정의 중후반까지 열어두면서 압축 시 발생하는 저항을 감소시킨다. 또 압축비도 낮춰 연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가속 주행 시에는 흡기밸브를 압축 행정 초반에 닫아 폭발에 사용되는 공기량을 최대화함으로써 엔진의 토크가 향상돼 가속 성능이 개선된다.

이외에도 CVVD 기술은 최적의 밸브 듀레이션 구현으로 연료 연소율을 높여 배출가스 저감에도 높은 효과가 있다. CVVD 기술 적용 시 배출가스가 12% 저감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기아차는 CVVD 양산 개발을 위해 4년 넘게 공을 들였다. 개발 투입 인력은 200명 수준이다.

하 연구위원은 "이번 기술 개발로 엔진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며 "날로 엄격해지는 배기가스 규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도 ▲신기술 개발을 통한 효율 향상 ▲IT와 융합을 통한 상품성 향상 ▲전동화에 최적화된 파워트레인 개발 등을 목표로 고효율의 우수한 상품성을 가진 파워트레인을 지속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자동차의 성능과 상품성은 물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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