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해고'에 뿔난 손학규·정동영·이정미 "민주당, 무늬만 개혁세력" 규탄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야3당 대표가 2일 '심상정 위원장 해고 논란'에 휩싸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자유한국당에 위원장직을 준다면 공조는 파탄 날 것"이라고 압박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만약 이번 (여야) 합의로 정치개혁 논의의 주도권이 반개혁 세력인 한국당에게 넘어간다면 선거제도 개혁은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여야4당의 개혁 공조까지 흔들릴 수 있는 위기에 처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현재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맡고 있는 정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장직을 민주당과 한국당이 다시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이에 정의당은 "협의 절차 없이 민주당이 심 의원을 버렸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직 민주당과 한국당이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장을 어떻게 나눠 가질지는 정하지 않은 가운데 야3당이 요구하는 것은 선거제도 개혁안을 처리할 정개특위 위원장직은 절대로 한국당에 줘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혁이 무너진다는 판단에서다.
야3당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저희 야3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힘을 합쳐 어렵사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며 "민주당은 그동안 함께 선거제도 개혁에 공조해온 야3당과 어떠한 협의나 설명도 없이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을 교체하라는 한국당의 집요한 떼쓰기에 굴복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3당 대표는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 맡을 것 ▲8월 말 연장된 정개특위 종료 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등 두 가지 요구사항을 민주당을 향해 내놨다.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민주당을 향한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은 이번에 무늬만 개혁 세력이란 인상을 국민들에게 깊게 새겼다"며 "마지못해 하는 개혁, 시늉만 하는 개혁, 무늬만 개혁, 과연 이 시대 개혁을 책임지는 개혁 집권 세력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정 대표는 "위원장을 한국당에 넘겨준다면 더이상 야3당의 협조를 구하긴 어려울 것이고, 공조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번 합의 발표 이후 많은 사람으로부터 민주당이 이참에 한국당 핑계를 대고 선거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길 원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 의심이 현실이 되지 않길 간곡히 바란다"며 "한국당의 떼쓰기, 발목잡기에 야3당과의 공조를 포기할 것인지, 확고하게 처리할 것인지 결정해 국민 앞에 명백히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대표는 전날 여야 5당 대표 모임인 초월회에서 "민주당이 심 의원에게 위원장을 줘야 한다"고 말해 여야3당 협상에 참여한 같은 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이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손 대표는 "(전날) 심 의원 얘기를 한 건 민주당이 심 의원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한 것"이라며 "오 원내대표가 열심히 중재한 걸 잘 알고 있다. 중요한 건 민주당이 한국당 떼쓰기에 굴복한 것이고, 더이상 굴복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