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A급 채널 확보…업계, 송출수수료 '줄인상' 우려

롯데홈쇼핑이 KT 올레tv 내 A급 채널로 불리는 4번 채널을 확보했다. 홈쇼핑 업계는 롯데홈쇼핑이 4번 자리를 얻기 위해 300억 원 이상을 송출수수료로 냈을 것이라고 봤다. /더팩트 DB

홈쇼핑 업계 "4번 채널 얻기 위해 300억 원 이상 썼을 것…채널 경쟁 심화 예상"

[더팩트|이민주 기자] KT 올레tv 내 롯데홈쇼핑 채널이 기존 30번에서 4번으로 변경된다. 롯데홈쇼핑이 이른바 'A급 채널'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자 업계는 롯데홈쇼핑이 이를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불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계기로 채널 쟁탈전이 심화될 것과 송출수수료도 잇따라 인상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KT에 따르면 오는 12일부터 올레tv 실시간 채널이 개편된다. 이번에 변경된 채널 번호는 총 33개로 이 중 홈쇼핑 채널은 4개다. 롯데홈쇼핑이 30번에서 4번으로 변경되고 기존 4번 채널에 있던 SK스토아는 17번으로 밀려난다. 이외 K쇼핑은 20번에서 2번으로, 신세계쇼핑은 2번에서 20번으로 채널을 옮긴다.

이번 채널 변경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A급 채널'을 확보했다.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채널을 아래위로 끼고 있는 채널을 'S급', 아래나 위쪽에만 지상파를 접한 채널을 'A급'이라 부른다. 올레tv를 기준으로 'S급 채널'은 6번, 8번, 10번이며 'A급 채널'은 4번과 12번이다. 지난해 롯데홈쇼핑 채널은 6번에서 30번으로 변경된 바 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롯데홈쇼핑이 주요 채널 확보의 중요성을 실감했을 것'이라면서 4번 채널 확보를 위해 거금을 투자했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SK스토아가 채널 4번 확보를 위해 투자했다고 알려진 300억 원보다 더 투자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는 "4번 채널에 들어가기 위해 300억 원을 송출수수료로 냈을 것이라는 말이 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보다 더 썼을 것이라고 본다"며 "4번은 그럴 가치가 있는 자리다. 실제 4번에 있었던 SK스토아가 채널 변경 후 매출 상승 효과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홈쇼핑 업계는 롯데가 4번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거금을 들였다고 보고 이를 계기로 홈쇼핑 업체 간의 채널 확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송출수수료도 경쟁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KT 홈페이지 캡처

그러면서 업계는 롯데가 거금을 투자해 A급 채널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홈쇼핑업체 간 주요 채널 쟁탈전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송출수수료도 경쟁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봤다. 송출수수료란 홈쇼핑업체가 방송 송출을 대가로 유료방송사에 지급하는 돈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홈쇼핑 7개 사가 낸 송출수수료는 1조3093억 원에 달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어느 채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실제 이득을 보고 손해를 보는 업체가 생겼지 않냐. 롯데가 4번에 들어가기 위해서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상당한 돈을 투자했을 것이라는 말이 돈다"며 "다른 업체들도 앞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더 높은 송출수수료를 지불해야할 것이고 싸움도 심화될 것이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 등 다른 IPTV 사업자와의 남은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홈쇼핑 업계 관계자도 "채널 유지 및 확보를 위해 내야 할 송출수수료가 경쟁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 방송사에서 '롯데홈쇼핑이 4번에 들어가기 위해 얼마를 썼다'면서 '너희 홈쇼핑에서도 얼마 내라'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며 "계속 경쟁을 부추기고 간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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