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시내 면세점 사업 기간 2020년 말까지 1년 반 남았지만 특허 반납 조기 철수
[더팩트ㅣ이진하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돼 대기업들의 각축전이 펼쳐졌던 면세점 시장이 위기에 빠지면서 '엑소더스(탈출)'가 나왔다.
한화그룹이 면세점 사업에서 조기 철수(특허 반납)한다. 2016년 7월 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면세점을 정식 개장한 지 3년 만이다. 한화가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2015년 이후 시내 면세점수가 6개에서 13개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 제재, 면세업계 출혈 경쟁 등으로 적자가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9월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적자 누적이 1000억 원에 이르면서 영업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백화점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 채비를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시내 면세점의 사업 기간이 2020년 말까지 1년 반 남았지만 면허를 반납하고 오는 9월 면세점 영업을 종료할 계획이다.
한화 면세점은 3년간 영업손실만 1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특수도 누리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국내 면세점 실적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에도 불구하고 국내 면세점 월별 매출이 사상 처음 2조 원을 돌파하며 3개월 연속 최대치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5일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3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2조16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별 기준 역대 최대액으로 사상 첫 2조 원을 돌파한 것.
중국 정부가 올해 전자상거래법으로 ‘보따리상(따이공) 규제’를 하고 있지만 별다른 영향은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면세점업계가 따이공 유치를 위해 선불카드를 제공하는 등 할인 경쟁을 벌인데다, 한국에서 물건을 사서 되파는 따이공의 중개무역 규모도 점차 커지며 실적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의도에 면세점을 둔 한화는 혜택을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대다수가 롯데 신세계 등 서울 도심 주요 면세점을 주로 찾았다는 것이다.
앞서 한화는 지난해 7월 3일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영업을 다음 달 31일자로 종료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면세점 특허 만료 예정일인 2019년 4월보다 2년 먼저 사업권을 포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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