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이사회 "KCGI 제안, 법원 결정 따라 상정"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한진칼은 14일 서울 소공동 한진칼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제6기 정기 주주총회를 오는 29일 개최하기로 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그레이스홀딩스(KCGI) 측의 주주제안을 조건부로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KCGI 측의 주주제안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안건상정가처분 인가 결정'에 대해 한진칼이 서울고법에 항고하고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법원 판단에 따라 주총 안건 상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은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 등을 상대로 낸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KCGI 측이 제안한 감사와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제한 안건 등을 주총에 상정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이사회는 한진칼이 항고를 제기한 상황이라 일단 법원의 판결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항고심 선고는 이날 내려질 예정이다. 법원이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리면 KCGI 측 제안을 주총에 상정하고, 1심 판결이 뒤집힐 경우 상정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이사 선임 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총 안건을 결정했다.
한진칼 이사회에서는 현 사외이사 임기 만료 등에 따른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주인기 씨, 신성환 씨, 주순식 씨를 추천했다. 또한,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석태수 현 대표이사를 사내이사 후보로 재추천했다.
주인기 후보는 한국인 최초로 국제회계사연맹(IFAC) 회장에 취임한 인물이다. 국제회계감사 및 국제회계윤리 수준으로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신성환 후보는 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금융 전문가다. 정부 정책 수립, 학술 분야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순식 후보는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더욱 전문화되고 복잡해지는 공정거래 법규에 대한 위반 리스크를 예방하고, 윤리경영 및 협력 업체와의 상생을 통한 기업의 지속 가능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칼 이사회는 "그룹과 연관 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했다"며 "특히 현 이사회가 그룹 지배구조 및 투명경영 전문가가 없다는 외부 지적을 반영해 공정거래·회계·금융·정책 분야의 전문가로 후보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석태수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추천에 대해서는 "그룹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춘 석태수 대표이사가 지주회사의 사내이사로서 그룹을 발전시키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석태수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로 주총을 앞두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국민연금 등이 석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에 관해 어떤 견해를 보이는지에 따라 주총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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