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관심 저하· 보수 통합 힘 잃는 등 여파 커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12일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 망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일로 한국당은 여러모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논란이 발생한 직후 개인 입장이라며 외면하던 한국당이 태도를 바꾼 것은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오는 27일 열릴 전당대회는 이번 논란으로 국민 관심 밖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그렇지않아도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일정이 겹치고, 홍준표 전 대표 등 여러 후보자들의 불출마 선언으로 '반쪽 전대'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5·18 망언 논란이 당 이슈를 온통 덮었다.
또, 5·18 진상조사위원 추천을 놓고 한국당과 청와대가 공방을 벌였지만, 일각에선 이번 논란으로 한국당이 조사위원 추천권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은 5·18 진상조사위원 추천권을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스로 상대에게 명분을 쥐어 준 셈이 됐다.
보수통합 주장도 힘을 잃었단 관측이 나온다. 중도 보수 등 상대적으로 성향이 덜한 보수 진영엔 이번 논란으로 인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당은 지지율이 한창 오르던 시기였다.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입당과 경제악화 등 여권의 실기로 인한 반사이익 영향이 컸다. 그러나 결국 한국당은 스스로 이런 상승세의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됐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주 우리 당 일부 의원들이 주최한 5·18 공청회 문제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5·18 희생자·유가족과 광주시민들께 당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여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은 5·18과 관련한 진실을 왜곡하거나, 그 정신을 폄훼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세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정국 주도권을 빼앗아 오려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논란의 세 의원 제명을 동시에 추진하는 등 공조를 벌이는 빌미를 줬다.
당내에서도 우려가 크다. 한 한국당 재선 의원은 <더팩트>와 만나 "여당이 잘하고 있던 상황도 아닌데 우리가 자꾸 안 좋은 논란을 만들어 내고 있어 안타깝다"며 "당장은 당 내부부터 단속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앞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의원은 "80년 광주폭동이 10년, 20년 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이 됐다"며 "다시 (폭동으로) 뒤집을 때"라고 주장했다. 김순례 의원은 "조금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번 행사를 주최했다.
공청회엔 5·18에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극우 논객 지만원 씨가 초청되기도 했다. 지 씨는 "5·18은 북괴가 찍어서 힌츠페터를 불러 독일 기자 이름으로 세계에 방송하게 한 것"이라며 "전두환은 영웅"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