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들을 위한 이벤트" 비난 쏟아져
[더팩트 | 김서원 인턴기자] 일부 GS25 점주들이 재고가 없는 이벤트 행사상품으로 부당응모한 의혹이 불거져 본사가 당첨을 취소한 사실이 12일 드러났다.
일부 GS25 점주들이 포스기를 이용해 상품 없이 해당 이벤트에 응모하면서 '점주들만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냐' '점주 지위를 남용한 명백한 불공정 행위' 등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해당 이벤트는 오픈 3시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해당 이벤트와 관련해 한 지점에서 재고가 없는 상품에 매출이 잡힌 정황을 확인하면서 부정 응모 행위를 파악하게 됐다"며 "부정 응모한 점주와 근무자들 모두 당첨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번 부정 응모는 점포에 재고는 없지만 매출로 등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포스 단말기 시스템을 이용하면 상품이 없어도 바코드로 미리 찍을 수 있어 이를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GS리테일 측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GS25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상품 발주 전에 점주가 자신의 돈으로 특정 상품을 미리 살 수 있다"며 "판매업자 입장에서 봤을 때 명백한 부정행위로 본다. 실제 상품은 팔리지 않은 것이며 결제 후에 재고만 쌓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이벤트에 응모한 20대 소비자는 "일반 고객들은 행사 상품을 사고나서야 응모할 수 있는데, 점주들은 상품을 받아 보기도 전에 응모를 했다는 게 아니냐"며 "일부 점주들이 권한을 남용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애초에 불공평한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데일리 단독보도에 따르면 GS25는 오리온과 손잡고 지난달 1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오, 그래! 그래놀라 먹고 케어받자!'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일부 당첨을 '취소'했다. 당첨자 중 GS25 편의점 점주들과 근무자들이 부정응모를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이벤트는 경품들이 고가 제품들로 구성돼 화제를 모았다. 경품은 총 2270개로 1등(5명)은 LG전자 프라엘 더마 LED 마스크, 2등(10명)은 다이슨 슈퍼소닉, 3등(25명)은 신라스테이 숙박권, 4등(30명)은 애플 에어팟, 5등(50명)은 헤어샵 이용권, 6등(150명) 원마이 미니2 스마트 체중계, 7등(2000명) 오리온 닥터유 디이제 2000 등이다.
참여 방법은 오리온 '오!그래놀라' 행사 상품 3개를 구입하면 GS25 '나만의 냉장고' 애플리케이션에 스탬프 3개가 적립된다. 그런 다음, 스탬프 개수 만큼 뽑기 버튼을 눌러 경품 당첨 여부를 바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일일 스탬프 적립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매 수량만큼 무제한 응모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수십만 원어치의 행사 상품을 무더기로 구매 후 베팅하는 방식으로 경품을 획득한 경우도 있었다.
오리온 측은 일부 점주들이 가매출로 잡고 부정 응모를 한 상황이다 보니 제품이 실제 판매되지 않아 이벤트로 인한 실적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GS리테일 측은 "당첨자의 90% 이상이 GS25 점주 혹은 근무자들이라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간편대용식(CMR) 상품 수요가 늘어 오리온 측과 행사를 협업 기획한 것으로, 해당 상품은 굳이 행사가 아니더라도 전국 1만3000여 개 GS25 점포에서 잘 팔리고 있다"고 했다.
GS리테일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추후 점주 대상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포스 단말기상 이상 데이터 감지를 더 철저히 할 예정이다.